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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준 Mar 26. 2020

 존 윌리암스의 소설 _ <스토너>

한 남자의 인생,



책장을 덮은 후 실패라는 말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그의 결혼생활은 명백히 실패였고, 그나마 마음을 쏟을 수 있었던 평생의 강단에서의 생도 큰 업적 없이, 누군가에게 크게 기억됨 없이 막을 내린다.

스토너의 인생은 실패작인가.
그는 삶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가.

그는 거의 매 순간 묵묵히 열정을 다했다.
어쩌면 인생에서 처음 사랑에 빠진 '문학'이라는 대상에 온 인생을 바쳤다.
그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이었나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
그런데 설령 돌아온 것이 없다하더라도... 그의 인생을 다 읽어나간 후에는 마음이 이상해지는 건 뭘까. 그 실패같은 그 인생을 보고서도.

크게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며 살지도 않고, 의무나 책임을 방관하지도 않았으며, 주어진 여건 안에서 거의 매일 성실하게 삶을 살아 온 사람.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사람. 점에서 와서 점으로 돌아간 사람. 왔다 간 흔적조차 희미한 사람. 내 주변같은 사람. 어쩌면 우리 인생과 제일 닮은 사람.


이야기로는 단조로울지 모르나 지금껏 읽은 책 중 어쩌면 제일 우리 인생과 닮은 소설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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