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유아 시기부터 책읽기에 대한 중요성을 참 많이 강조하는 것 같다. ‘책육아’라는 개념도 우리 어릴 때는 없었는데, 언젠가부터 아예 고유명사처럼 된 듯하다.
내가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아이가 신생아일 때부터 책이라면 늘 가까이에 두고 육아를 했었다. 책 많이 읽어주면 좋다는 말도 영향이 없지 않았겠지만 그냥 내가 책이 좋으니, 또 손으로 몸으로 같이 뭘 만들고 움직일 필요 없이, 그냥 입만 움직이면 되는 간단한 일이라서, 그냥 펼쳐 읽어주기만 하면 되는 이 일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인간인 내게 너무 잘 맞는 일이라, 더 그렇게 했던 것 같다.
한마디로 책이 최고야! 책을 무조건 많이 읽어주는 게 좋아! 이런 마음이라기보다 내가 아이와 노는 방식 중 가장 편하고 손쉬운 게 책읽어주는 일이었기에 자주 해주게 된 것이다.
읽는 동안 충분히 나를 행복하고 재밌게 해주는 책이기에, 책에 뭘 더 바라나 싶은 마음이 늘 있어 책을 통해 부수적인 가시적인 효과나 기대를 크게 더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다보니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도 그저 무릎에 앉혀 살을 맞대고 함께 이야기를 읽고 웃는 시간이 좋은 게 더 크다. 그래서 아이에게 조금은 늘 미안한 마음이 있다. 내가 그나마 ‘학습적인’느낌으로다가 주로 해주는 게 책읽어주는 것 밖에 크게 없는 것 같아서. 남들이 책육아를 강조할 때 나는 오히려 한창 책을 읽어주다가도 ‘이래서 되나. 책이 다가 아닌데..’ 이런 생각이 맘 한켠에 들 때가 많다.
이것저것 만질 때, 자연에서 사람들과 뛰어놀 때, 자르고 오리고 끼적일 때 등 아이의 뇌에 건강한 자극을 주는 것들은 참 많이 있다. 책을 좋아하지만 신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제일 간편하다는 이유로 책읽기만 주로 해주게 된다. “엄마 우리 밖에 킥보드 타러 가자!”, “엄마 우리 미끄럼틀 타러 가자!”보단 “엄마, 한 권만 더 읽어주라~!”가 내 몸이 더 편하기에.
책이 너무 좋고 사랑하는 나이지만 나도 그렇고 우리 아이도 그렇고 책보다 사람들 눈을 더 많이 보고, 자연도 더 많이 보고 진짜 세상을 많이 구경하며 살면 좋겠다.
‘5세에 읽어야 할 전집, 6세 ,7세에 들여야할 전집’ 등등 각 시기별로 아이들 책에 관한 커리큘럼 비슷한 것들도 참 많이 보인다. 우리집 아이 책장엔 물려받거나 얻어 온 책 등 ‘우연히’ 우리와 만나게 된 책들이 많다. 그 외에는 도서관에서 빌려보다 아이가 너무 좋아해 사게 된 책, 내가 읽어보고 좋아 산 책 등이 또 있다. 유명 비싼 전집들은 많이 없지만 그냥 재밌게 즐겁게 아이와 매일 책읽는 시간을 갖는다. 육아에 있어 무조건 책이 최고는 아니지만 나의 목소리로 아이의 귀와 가슴에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 시간이 좋은 건 분명하다. 쓰다보니 알 것 같다. 책이 문제인 게 아니라 책에 과하게 치중하는 육아의 모습들이 나도 모르게 우려스러웠던 것 같다. 책은 언제나 옳다. 다만 책만큼이나 재밌고 중요한 다른 놀이, 학습들도 가끔은 조금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여 많이 해주도록 노력해봐야겠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202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