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구스럽다'를... 회사의 슬로건으로 만들어볼까...
시작은 하나이사 생일선물이었다.
2016년 12월 13일, 하나이사 생일이었다.
이전에 하나랑 하이마트에 공기청정기를 사러 갔었는데, 거기서 하나가 스마트폰을 구경하더라. 3년을 썼다고하니... 안되는게 많았을듯...
큰맘먹고 스마트폰을 바꿔주기로 했다!
물론 하나만 특별하게 잘해주는건지에 대한 고민은 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일을 하고... 그리고 아무리 구멍가게 같은 회사라도 명색이 '이사'직함을 가지고 있는 애한테 스마트폰 하나 못사줄까보냐! 알아보니 보조금도 나와서 60만원정도면 기계를 살 수 있더라. 바로 하나한테 달려갔다.
"하나야 스마트폰 바꿔줄게 생일선물로"
그랬더니, 하나가 정색하며 싫다고 하더라.
원래 하나가 그렇다. 우리둘이 자주 쓰는 단어가 있는데 '딩구스럽다'라는 단어다. 어디서 나온건지 모르겠는데, 하나는 항상 내가 뭔가 아주 조그만거라도 해주려고 하면 '딩구스럽다'라고 한다. 다른애들 보기에 민망하다 ...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린 항상 딩구스러워한다. 그래서 내가 하나를 좋아하는것이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서 난 어떻게 하냐고?
팀장들도 공범으로 만들자.
이렇게되면 나에게도 방법이 있다.
선물받는게 딩구스럽다면 나는 다른놈들을 끌어들여서 덜 '딩구스럽게'만들면된다 ㅋ
그래서 지승팀장과 기현팀장을 불렀다.
원래 이 둘에게 바쁜 제안시즌이 끝나면 1:1PT 운동하는걸 다시 끊어주기로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해주려고 불렀다.
"야, 너네 운동가고싶지?"
우리애들이 그렇다... 그래...뭐 우리애들뿐아니라 이런자리에서 어떻게 덥썩... '네'라고 대답을 하겠어. 그래서 질문을 바꿨다.
"운동 하기 싫지는 않지?"
그러니까 쭈뼛쭈뼛 아니라고 대답하더라. 그래서 이야기를 했다.
하나 생일인데 스마트폰 하나 사준다니까 자기만 뭐 받는거 같아서 싫단다. 그러니 너네도 이번에 운동가라....
사실 운동은 PT40번에 140만원이다. 그러니까 가격으로 치면 280만원이다 ㅋ
그랬더니 이 팀장 둘이 이런 말을 한다...
"근데...애들은요?"
그래... 펑펑쓰자!!
그래 이렇게 된마당에 그냥 다 써버리자 ㅋㅋㅋㅋ
회의실로 다 불렀다. 그리고 공지를 했다. 하나이사가 선물준다니 자기만 받을 수 없다고 해서 팀장들을 코뀃는데 이놈들도 자기네들만 받을 수 없다고 해서... 사원급 5명... 너네들한테도 25만원짜리 상품권을 주겠다고....
그리고 25만원짜리 상품권을 줬다.
딩구스러웠다. 차등을 두긴 싫은데... 뭐 그렇다고 우리회사가 돈을 잘버는 상황도 아니고....
말나온김에 언젠가 가기로했던 남직원3인방의 일본여행도 같이 질러버렸다.
결론적으로, 하나가 스마트폰 선물 준다고 했을때 그냥 받았으면 60만원이면 끝났을것이 결국 한 600만원 지출로 이어졌다. 그래도 기분은 좋더라. 그게 우리회사고 우리애들이 계속 이랬으면 좋겠다. 딩구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