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무엇을 할까? 어느 회사를 갈까? 라는 고민보다는 마케터로써 나 스스로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을 마케팅하긴 힘들었다. 개인의 생각과 조직의 목표간의 괴리라고 해야할까...
특별한 생각없이... 언제나 내 삶은 굴러가는데로 굴러간다는 어떻게 보면 믿음이 좋고, 어떻게 보면 기도도 안하는 그런 인간이었기에 그때도 그냥 내키는데로 놀면서 면접도 보면서 그렇게 지내왔다. 이직전문가라고 불릴 정도로 이직을 참 많이 했는데 그래도 그 이직을 하는 시기에 있어서는 사람이 고민도 많아지고 나름 생각도 많이하다 보니까 조금더 바리새인의 그것처럼이라도 기도하려 했던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에겐 퇴사와 이직사이의 기간은 세상에서 잘 살다가 그때나마 잠시 수련회처럼 하나님을 찾던 시기였다.
내 신앙은 그래왔다.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큰 굴곡없이 그렇게 흘러가다가... 다시 말해 뒤돌아 있다가 뭔가 조금 어려움이 생기면 다시 몸을 돌려 그분을 바라보려 애쓰는것... 물론, 그때마다 죄송스럽고 창피함이 한가득이긴 했다.
많은 곳을 면접을 보면서 또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고, 그 중에 가장 이름있는 기업에 최종적으로 입사를 결정을 했다. 나는 대기업은 못갈줄 알았는데 이름있는 기업 - 정확히 말하자면 은행 -에 들어가게 되는 순간 내가 그렇게 못난놈이 아니란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입사를 확정하고, 급하게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가족여행을 부랴부랴 준비를 했다. 부모님과 와이프에 아들까지 데리고 가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급하게 준비하다보니 가능한곳이 없어서 사이판 옆에 티니안이란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가족여행이 인생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