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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애정과 껄끄럼 사이, 일본
by
국화리
Aug 21. 2025
애정과 껄끄럼 사이, 일본
-여행과 사색의 기록-
제1부
프롤로그
우리는 일본을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부른다. 또 서로가 흑과 백처럼 다르다고도 말한다. 왜 그럴까? 이 작은 섬나라가 어떻게 세계 제패의 꿈을 꾸었으며, 또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오늘의 일본을 있게 한 국민성의 근원은 무엇일까?
나는
일본에
대해
이런저런
물음을
품으며
살아왔지만
,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그
땅을
직접
밟게
되었다
. (2003
년
)
일제 식민 지배로 억압받았던 부모 세대의 아픔과 분노는 아마도 그 세대가 사라지기까지 치유되기 어려울 것이다.
나
역시
학교에서
그
역사를
배우며
자랐기에
,
부모
세대처럼
일본의
침략성을
멸시하고
욕설을
퍼붓곤
했다
.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회 곳곳에서 일본을 모방하려는 분위기를 보며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수년 전 고베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일본 국민의 모습은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폐허가 된 극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서로를 돕는 모습은 가히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한때
한국의
한
여기자
출신이
『일본은
없다』라는
도발적인
책을
내자
,
곧이어
한
외교관
출신이
『일본은
있다』라는
책을
내어
그녀의
경솔함을
크게
나무랐다
.
전자는
일본
젊은
세대가
사치와
성도덕의
문란
속에서
가치관을
잃고
사회적
혼란을
불러온다고
비판했다
.
그러나
후자는
“패전을
딛고
국제무대에
다시
등장한
일본은
주도적
세력으로
존재하며
,
그
국제적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대하다
.
우리는
일본이라는
화두를
결코
버릴
수
없다
”
라고
썼다
.
또한
나는
한국에
살던
한
일본인이
쓴
『얻어맞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
,
한국인』이라는
책도
읽었다
.
그
책을
덮고
나서
나는
부끄럽기도
했고
,
우리
조상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
예전에는 일본이 우리에게 문화를 배워 갔다는데, 왜 지금은 그가 말하는 것처럼 일본보다 50년이나 뒤처진 것일까?
이런 풀리지 않는 질문을 안고, 나는 수없이 ‘일본은 누구인가’를 물어 왔다.
일제강점기 때
초등학교를
다닌
내
어머니는
학교
교장딸과
친하게
지내며
그
집을
여러 번
방문해서
놀았다
.
일본사람의 친절, 예의, 청결함을 늘 얘기했고, 그 시절을 그리며 배울 점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친일
적인
엄마와
학교에서
배운
악독한 일본을
생각하며
얼마나
혼란스러웠던가.
일본에
대해서
깊이 있게
배우고
싶은
마음은
늘
가지고
있었다
.
여러
차례
일본
여행을
계획했지만
번번이
무산되었고
,
마침내
오늘에야
우여곡절
끝에
일본
땅을
밟았다
.
일주일
동안의
여정은
도쿄에서
시작해
하코네
,
나고야
,
교토
,
나라
,
오사카
,
그리고
후쿠오카까지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
가을날, 나리타 공항에 도착
지루한
입국
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
가을비가 내려 도시가 흠뻑 젖어 있었고,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우리
일행을
맡아
안내한
가이드는
‘목
(
睦
)
상’이라고
불러
달라는
희귀한
성
(
姓
)
을
가진
청년이었다
.
그는
15
년
전
유학을
계기로
일본에
정착해
지금은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고
했다
.
버스는
첫
목적지인
도쿄
시내를
향해
달리고
있었고
,
가이드는
일본과
도쿄의
이모저모를
간략히
소개했다
.
일본은
천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
국토는
한국의
1.7
배
,
인구는
1
억
2
천만
명
.
호텔에
여장을
푼
뒤
,
저녁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섰다
.
밤길을 5분쯤 걸어 도착한 곳은 예쁜 종이 등이 아기자기하게 걸려 있는 먹자골목.
그
속의
작은
음식점이
우리의
발길을
맞았다
.
일본에서
처음
맛보는
본고장의
음식이라는
생각에
호기심이
일었다
.
은은한
불빛
,
운치
있는
실내
분위기는
나그네의 마음을 편안하게 풀어 주었다.
작은
접시에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반찬들은
식욕을
돋우었다
.
이어
우리가
익숙한
샤브샤브
고기가
차려졌다
.
싱싱한
고기를
끓는
물에
넣어
쏘오스에
찍어
정신없이
먹었다
.
달짝지근한
일본간장
맛이
음식
전반에
배어
있어
입맛에
꼭
맞지는
않았지만
,
장시간
비행의
피로
속에서도
도쿄의 작은 음식점이 풍기는 정다움에 마음은 따뜻해졌다.
늦은
밤
,
넓은
싱글룸에
들어서자
문득
‘나는 혼자이구나’ 하는 나그네의 쓸쓸한 바람이 몸으로 스며들었다.
수년
전부터
매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해
왔지만
,
단신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
한
비야의
세계
일주
여행기를
읽고
그녀의
용기에
감탄하며
,
나
또한
스스로의
용기를
시험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
물론
그녀에
비하면
나는
안내자와
함께
고급
숙식을
누리는
호사스러운
여행길이지만
,
독방
신세의
외로움만은
피할
수
없었다
.
젊어서는
나는
여행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다
.
지금도
직업상
오래
자리를
비울
수는
없는
형편이다
.
그러나 적어도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두 눈으로 보고 배우려는 열망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보고
,
순간순간의
느낌을
메모하며
여행을
이어간다
.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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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문작가협회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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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고 싶은 날
저자
서울에서 교사로 재직하며 미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1982년 미주로 이민 후 30여 년간 한의사로 활동했으며, 20여 년간 글쓰기에 매진하며 작가의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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