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각
주말은 산행하는 날이라고 정해놓은 건 아닌데도 매일 반복되는 일과처럼
배낭을 둘러메고 등산화를 챙긴다.
강원도에 있는 산이나, 집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는 산에 갈 때는 그 전날 출발해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산행길에 오르기도 한다.
산행지가 딱히 정해지지 않았을 때는 북한산, 수락산, 사패산, 계양산, 등
가까운 곳에 있는 당일치기 산행을 한다.
어제는 의정부 안골 입구에서 시작해서 사패능선을 지나 사패산 정상에서 인증하고 내려왔다.
이렇게 주말이면 산에 가는 것은
첫 번째는 산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어머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어머님은 93세 작년 11월에 멀고 긴 여행을 떠나셨다.
어머님은 노환으로 인해 여러 차례 병원에 입원, 퇴원을 반복하셨는데, 나중에는 혼자서 대소변
처리도 못하시고 누워만 계시게 된 것이다.
누군가 옆에서 24시간 동안 보살펴드려야 되는데, 아무리 효자인 아들이라고 해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몇 번의 가족회의를 거친 끝에 무거운 마음으로 어쩔 수 없이 어머님을 요양병원에 모시게 됐다.
어머님을 문경에 있는 요양병원으로 모시고 가는 날은 동네 어른들뿐만 아니라, 눈물을 훔치는 아들들의 눈가도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어머님을 요양병원에 모셔다 드린 이후로 효자 아들은 엄마가 걱정되고 마음이 편치 않아
한숨만 내쉬고 의기소침해하는 모습이 점점
더 많아졌다.
그래서 남편이랑 같이 주말마다 어머님을 만나러 문경으로 내려갔던 것이다.
어머님이랑 말벗도 해드리고, 휠체어에 태워서 산책도 하면서 한두 시간 있다 오면
어머님도 좋아하셨고, 남편도 편한 마음으로 올라올 수 있었던 거다.
4개월 동안 거의 빠짐없이 주말이면 어머님 뵈러 문경으로 달려갔었는데,
어머님이 안 계시는 그곳을 이제는 갈 필요가 없게 되었다.
어머니의 빈자리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효자 아들은 주말이면 그렇게 배낭을 메고 산으로 떠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효자 아들의 주말이면 산으로 떠나는 일상은 어쩌면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