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가장 생각나게 하는 음식

by 글나라

요즘 풋마늘이 나오기 시작한다.

마늘이 나오기 시작하면 마음이 분주 해진다.

매년 이맘때 마늘장아찌를 담아야 되기 때문이다.

동네마트 몇 군데를 돌아다니며

장아찌용 마늘을 살펴보고 비교해서

가져오게 된다.

마늘장아찌는 아들이 좋아하는 반찬이다.

맵고 아린 맛이 빠져나간 새콤달콤한

마늘장아찌가 맛있다고 한다.

대부분은 고기 구워 먹을 때만 먹게 되는데

아들은 수시로 밥반찬으로도 먹는 것 같다.


엄마가 담가 주는 마늘장아찌가 가장

맛있다고 하면서

평생 마늘장아찌를 담아 달라고

부탁 아닌 선포를 하고 나섰다.


풋마늘을 보고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나를 보면서 친정엄마의 마음을

떠올려 본다.




어릴 적 마을 잔치가 있을 때면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음식 중 하나가

홍어무침이었다.


엄마 따라 종종 동네잔치 집에 갔었던

기억이 난다.

잔칫집 마당에는 상다리가 부러지게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엄마는 이것저것 챙겨 주었는데

그중에서도 새콤 달콤하게 무쳐 나온

홍어 무침을 먹어 보라고 갖다 주셨다.

그때는 새콤달콤한 걸 좋아했었다.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이라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하다가 용기를 내서

한번 먹어 봤다.

그런데 별 거부감 없이 새콤달콤한

양념이 맛있었고,

홍어의 씹히는 뒷맛의 고소함도 느껴져서 맛있게 먹었었다.


그때만 해도 입이 짧았던 나는

음식을 많이 가려 먹었었고

편식이 심했었다.

그날 이후로 입 짧은 딸을 위해

엄마는 잔칫집에 갔다 올 때면 빠지지 않고 홍어무침을 싸들고 오셨다.

지금도 고향(고창)에 있는 결혼식이나 장례식장에서는 홍어무침이 나온다.

가장 먼저 홍어무침을 먹었지만,

엄마가 싸 들고 와서 먹었던 그 맛을

느낄 수가 없다.

물론 입맛이 변했겠지만

엄마의 자식을 향한 그 마음을

채울 수는 없었다.



마늘장아찌를 담으려고

마늘을 고르고 있는 나의 모습은

저만치서 홍어무침을 싸들고 오시는

엄마의 모습이다.

훗날 아들도 마늘장아찌를 보면서

나를 떠올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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