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장미라고 부른다.
거리마다 울타리 담장 너머에는
어김없이 빨간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어느 집 대문 앞 담장으로 얼싸안고
늘어진 덩굴장미를 보면서
고향 집 화단에 곱게 피었던 빨간 장미가 떠오른다.
화초를 좋아하셨던 아버지는
앞마당 한켠에 있는 화단에 온갖 꽃들을
다 심었었다.
그중에서도 5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빨간 장미는 꽃 중의 꽃이었다.
초등학교 때 일이다.
당번을 번호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하게 되는데
내가 당번을 하는 날이었다.
그날따라 선생님이 빈 꽃병에 꽃을 꽂아 놓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셨다.
엄마한테 꽃을 가져가야 된다고 했더니
화단에 있는 장미꽃을 한 아름 꺾어 주셨다.
엄마는 많은 장미꽃 중에서도 가장 싱싱하고 예쁜 꽃으로 골라서 꺾어 주셨다.
읍내에 나가면 화원이 있었겠지만
논밭만 펼쳐진 시골마을에는 꽃을 파는
꽃집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음날 장미꽃을 들고 학교로 가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팔을 움직일 때마다 풍겨져 나오는 장미꽃향이 좋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향긋한 장미향은 맡을수록 기분이 좋아졌다.
드디어 교탁에 있는 꽃병에
집에서 가져간 장미꽃을 꽂게 되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장미꽃은 똑바로 서
있지를 않고 자꾸만 아래로 축
늘어지기만 했다.
몇 번이나 다시 뺏다 꽂기를 반복해 봤지만 갈수록 장미꽃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래도 선생님은 예쁘다고 얘기해 주셨지만
나는 속이 상해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그때는 몰랐다.
장미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을.
우리 집 화단에 있는 장미는
줄기가 약하고 꽃이 큰 장미였던 것이다.
꽃송이가 무거워서 꽃꽂이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장미 농원에 가 보면
이름도, 모양도 낯선 장미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지금은 어렸을 때 고향의 화단에서 피었던 장미는 잘 안 보이는 것 같다.
담장 너머로 늘어져 핀 넝쿨장미를 보며
교탁 위에 놓여진 꽃병을 떠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