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있으면 엄마 생신인데 뭐 드시고 싶으세요?'
생일을 기억하고 있는 아들이 고마웠다.
하지만 겉으로는 안 그런 척
'그래? 내 생일이야? 글쎄 뭐를 먹을까.
고민 좀 해 볼게.'
생일날 꼭 비싸고 맛있는 것을 먹어서만이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
생일을 잊지 않고 엄마가 좋아하는 걸로
챙겨 주려는 마음이 고마워서 배시시
웃음이 새어 나온다.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기억된다.
형제 없이 혼자이다 보니까 자칫하면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아이로 자랄까 봐
항상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사고 싶다고 해도 무조건 다 사 주지는 않았다. 돈의 쓰임의 중요성을 알려 주고자 꼭 필요할 때만 물건을 사도록 얘기를 해 주었다.
주변에서는 아들 하나인데 그냥 사 주지
그러냐고 아들을 안쓰럽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때는 학교에서 용돈 기입장을 쓰는 숙제가 있었던 것 같다.
용돈은 일주일에 한 번씩 주급으로 주고 있었는데, 제법 계획 있게 잘 쓰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당시 드라마 속 주인공이 입고 나온 잠옷이 한창 유행할 때가 있었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 잠옷 이쁘다. 나도 저 잠옷 입고 싶다.'
나도 모르게 부러움 가득한 사심을
드러냈었던 것 같다.
엄마의 눈빛이 너무 간절해 보였는지
아들은 얼마 안 되는 용돈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리고 생일을 며칠 남겨 놓고 아들은
잠옷을 사 주겠다고 했다.
돈이 어디 있느냐고 했더니 용돈을 안 쓰고 모았다는 것이다.
용돈이 얼마나 된다고 그걸 안 쓰고
모았다는 것인지...
돈은 꼭 써야 될 때만 쓰는 거라고
너무 강하게 몰아부쳤나?
용돈 모아서 엄마 생일 선물 사준다는데
기뻐서 환호라도 질러야 되는 순간에
생각이 많아졌다.
그날 동네에 있는 BYC 대리점으로
고사리 같은 손에 이끌려 가게 되었다.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도 사 먹지 못하고 모은
아들의 용돈은 엄마가 입고 싶어 했던 잠옷으로 날개를 달아 주었다.
그날 생일 선물로 받은 잠옷은
아직까지도 거의 새것으로 남아 있다.
감동으로 받은 날개옷이 닳아 없어질까 봐
몇 번밖에 입지를 못했다.
생일 즈음이면 꺼내보는 잠옷은
내겐 너무나 소중하고 특별한 선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