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각
나는 유독 옷 욕심이 좀 많은 편이다.
이러다 보니 옷장에도 내 옷이 차지하는 공간이
하나둘씩 늘어나게 됐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왜, 외출할 때 입으려고 찾으면 '입을게 하나도 없어'라고 투덜거리면서 옷장 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평소에 옷장 문을 열었을 때는
'아이고 옷이 많아서 정리 좀 해야겠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내가 옷에 대한 욕심이 많아진것은 생각해 보면 엄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시골에서 자라면서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새옷을 잘 사 주셨고, 그래서 또래 친구들로부터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학교 선생님들도 단정하게 옷 잘 입고 공부도 곧잘하는 나한테는 교실 환경정리할 때면 커튼 새로 교체하는 임무를 주곤 하셨다.
옷도 잘 입고 공부도 잘하니까 집안이 제법 잘 사는 아이로 여기셨던 것 같았다.
하기야, 나도 그때는 우리집이 동네에서 제일 잘 사는 부잣집인 줄 알고 있었다.
엄마는 터울이 많이나는 귀한 자식이 혹여라도 어떻게 될까 봐 노심초사 품안으로 끌어안으셨다. 입이 짧아 잘 안먹는 아이의 밥그릇을 들고 식구많은 이웃집 밥상에서 같이 먹게도 하면서 오직 자식 걱정에 온갖 정성을 다 쏟으셨다. 이러한 엄마의 자식사랑은 시시때때로 예쁜옷 사서 입히는 낙으로 이어졌던거다.
어렸을때 부터 엄마가 만들어준 옷 꽃밭에서 놀던 아이는 나이가 들어가는 지금까지도 예쁜 옷 꽃밭을 잘 가꾸어가게 된 것 같다.
신기하게도 아들도 나를 닮아 옷 욕심이 아주 많다. 여기에다 옷 고르는 눈썰미까지 더해져
옷 잘 입는다는 소리도 듣는다고 한다.
아침에 마음에 쏙 드는 옷을 입고 나가게 되면
그날은 하루종일 기분도 좋고 마음도 가볍다.
하지만, 반대로 고민하다가 고른 옷이 썩 맘에 안 들 때면 계속 옷이 신경 쓰이고 불편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게 된다.
누가 옷을 왜 이렇게 입고 왔냐고 타박하는 사람도 없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옷차림은 하루 종일 기분을 언짢게까지 만들어 버린다.
옷은 때와 장소에 맞게 입는게 어떻게 보면 상대방에 대한 에티켓이라고 생각한다.
내 옷장 안에는 비싼 옷은 없다.
명품 옷이 아니라도 내가 좋아하는 타입으로
단정하게 입으려고 한다.
거리의 수많은 사람들은 내가 어떤 옷을 입던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하루쯤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입고 나간들 아무도 내가 입은 옷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옷은 남한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고
내가 입어서 편하고 만족하면 그것이 바로
최고의 명품 옷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