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에 좀 민감한 편이라서 나는 강하지 않고 은은한 향을 좋아한다.
출퇴근 시간에 전철 안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릴 때 어디선가 강한 향수 냄새가 코끝을 자극할 때가 있다.
마음 같아서는 내려서 다음 전철을 타고 싶지만 그러다 보면 지각할 수도 있어서 정말 억지로 참고 버텨야만 할 때도 종종 있다.
강한 향수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아프고,
속까지 울렁거리고 심지어는 멀미까지 하게 될 때도 있다.
향수도 스쳐가듯 살포시 은은하게 다가오는 풀향 같은 향을 좋아한다.
때로는 길 가다가 좋아하는 향이 느껴지면 다가가서 '어떤 향수 쓰세요'라고 묻고 싶은 충동마저 느낄 때가 가끔 있다.
어렸을 때부터 냄새에 좀 민감했던 것 같다.
한 번도 안 먹어본 음식은 먼저 냄새로 확인하고 먹었던 기억이 있다.
갓 태어난 아기들도 눈은 잘 보이지 않아서 냄새로 엄마를 찾는다고 한다.
이미 뱃속에서부터 후각은 발달되어서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엄마의 체취를 기억하고 안정을 찾게 된다고 한다.
아기 분 냄새나는 베이비파우더향도 참 좋아한다. 이 향은 뽀송뽀송 아기 솜털처럼 포근하고 달콤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바디로션은 베이비파우더향을 사용하는데, 포근포근 잠이 스르르 빠져들게도 하는 기분 좋은 향이기도 하다.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향도 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향이 좋다고 딱 꼬집어 얘기하고 정형화시킬 수는 없다고 본다.
이렇게 인위적인 향은 필요할 때 쓰임 상태에 따라 요긴하게 쓰여지지만, 그래도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향은 숲에서 나는 풀향이 아닐까 싶다.
나무가 아낌없이 퍼주는 피톤치드향,
구석진 곳에서 자라난 이름 모를 들풀향,
살짝 스치기만 해도 청량감이 묻어나는 허브향,
봄바람이 몰래 실어다 준 시원한 바다향, 등
자연은 늘상 우리 곁에서 끊임없이 이야기해 주고 있는 것 같다.
봄을 맞이하는 숲의 향기를 맡아보렴!
얼마 안 있어 금세 사라질지도 몰라!
어쩌면 너무 익숙한 생활 속 냄새에 젖어 가장 소중한 자연이 주는 향기를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봄이 오는 언저리에서 언 땅 헤치고 눈인사하러
나온 여린 풀 향 맡으러 가자고 손을 잡아
이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