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암의 작은 소원
제주 앞바다에는 아무리 씻어도
더 검게 변하는 현무암 덩어리들이
파도와 실랑이를 하고 있다.
거대한 화산 폭발에 놀라 숨도 못쉬고
부서져버린 얼굴에 셀 수 없는 구멍만
남기고 우뚝 서 있다.
제주 앞바다의 검은 돌을 씻어줄
세찬 파도의 하얀 물거품의 노력은
한낱 허세로 끝이 났다.
아무리 세찬 파도에게 부탁해도
검은 돌을 씻어 줄 능력은 없다고
출렁출렁 고개를 흔든다.
저멀리서 뛰어오는 젊은이에게
하얀 분칠이라도 해달라고 손이라도
덥석 붙잡으며 얘기하고 싶었다.
망망대해 불빛따라 통통 흘러가는
고깃배에 실린 어부의 비릿한 옷자락이
하루의 고단함을 뱉어낸다.
바닷속으로 하염없이 헤엄쳐 들어가는
해녀들의 그물망속에는 어느새
해산물들이 가득하다.
육지에서 날아온 이름모를 여행객들은
너도나도 한접시 받아들고 짭조름한
바다향에 취해 오물거린다.
등대 불빛이 한 겹 한 겹 밝게 빛나고
푸른 바닷물도 어느덧 까맣게
물들이며 구멍난 돌을 감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