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부모, 그리고 딸 <둘>

딸:여섯_눈물의 결혼기념일

by 구르뮈



3차 항암으로 쓰러진 아빠.


결국 서울 병원이 아닌 친정 근처 병원에 입원을 했었다.

그 병원에서 몸을 추스르고, 바로 서울에 있는 병원에 마지막 검사를 하러 가셨다.






유방암으로 항암을 먼저 해 본 사촌언니가 수술은 나중에 하라고 나에게 부탁을 했었다.

항암 후 바로 수술하면 안 된다고,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수술 후 몸 회복이 힘들다고.


아빠에게 그렇게 말을 했었다.

수술 나중에 했으면 좋겠다고.

내가 고집을 피웠어야 했는데 그땐 그러지 못했다.






3차 항암 후 암의 크기가 3분의 1로 줄어있었다.

대부분의 암세포가 죽었고 살아있는 부위는 얼마 되지 않았다.

수술로 충분히 제거가 가능한 정도.


폐의 대분분을 두고 아주 조금만 잘라내면 되었다.

기분이 좋았다. 그게 되레 문제였다.


수술하자.

23년 11월 22일 아빠는 결국 수술을 결심했다.

수술은 잘 되었고, 아빠 표정도 좋았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동안 나는 안도했었다.

수술이 잘 되어서 다행이라고.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연아 너거 아빠 안 좋은 거 같다.

무슨 말인데?

지금 병원인데 우짜노.





수술 후 몸이 조금씩 안 좋다는 말을 하시더니

일주일 만에 아직 실밥도 뽑지 못했는데...


퇴원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실밥을 뽑을 때까지 병원에 있었어야 했다.

수술이 아무리 잘 되었다 하더라도,

병원에서 퇴원을 하라 했더라도,

그냥 회복이 될 때까지 병원에 있어야 했던 것이었다.


결국 아빠는 구급차를 타고 서울 병원으로 이송이 되었다.

나도 곧장 서울행 기타를 탔다.






결국 퇴원 일주일 만에 중자환자실 입원.

중환자실 담당 의사와 아빠 상태를 보는데

의사 선생님도 울고, 엄마도 울고, 나도 울고.


그날이 엄마아빠 결혼기념일이었다.

23년 12월 1일. 눈물의 결혼기념일이었다.






토요일 연재.

딸, 엄마, 그리고 나로 살아가는 마흔다섯_구르뮈.

삶의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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