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일곱_기적을 바라는 기도.
다행히 아주 다행히 아빠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오실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 뒤로 아빠는 산소호흡기 없이는 호흡이 힘들게 되었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는 상황.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는 상황
방에서 거실까지 걷는 것조차도 숨이 차는 상황
너무 고통스러웠다.
여전히 고통스럽다.
그러는 동안 아빠는 삶을 점점 포기하게 되었다.
나도 미친 듯이 달리기를 하고 나면 숨이 차서 헐떡거린다.
그 고통을 화장실만 갔다 와도 느껴야 하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루에 몇 번이나 숨이 턱 끝까지 차는 고통을 아빠는 견뎌낼 힘이 없었다.
매번 힘내보자, 할 수 있다 말은 하지만
말만 하는 나보다 움직여야 하는 아빠는 정말 힘드셨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이 응원뿐인 딸.
그래서 자꾸 잔소리만 하게 되는 딸.
그런 딸이 나였다.
노력하지 않는 아빠가 답답했다.
할 수 없다 말하는 아빠가 짜증이 났었다.
그러다 지금은 포기하는 아빠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말뿐인 나.
정말 말뿐이었던 나.
시간은 그렇게 너무 흘러버렸고,
이젠 헤어짐을 준비해야 될지도 모르게 되어버렸다.
엄마는 여전히 매일 기도를 한다.
기적이 일어나는 기도.
나도 어느 날 갑자기 폐가 살아나길 기도한다.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이성과 감성이 절대 같아질 수 없는 상황.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은 기적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나는 여전히 아빠에게 사랑한다 그 말을 못 하고 있다.
그 말을 뱉는 순간 그동안 참아왔던 모든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서 할 수가 없다.
지난주에도 병원에 있는 아빠의 두 손을 그냥 꼭 잡아주고 왔다.
미안해 아빠.
한 달에 적게는 한번, 많게는 두 번 그렇게 아빠를 보러 가는 것도 힘든 적이 많았어.
나도... 애도 키워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나 살기도 빠듯한 형편에 아빠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이 많이 버거웠어.
매일 하루에 두 번 전화하는 것도 어떤 날은 너무 힘들었어.
자주 전화를 하니 할 말도 없고,
매일 누워만 있는 아빠를 보는 것도 힘들 때가 있어서
영상통화도 일부러 하지 않은 날도 있었어.
이런 마음을 아빠는 모르지.
그저 자주 오는 착한 딸, 전화도 매일하고 살뜰히 챙겨주는 착한 딸.
이런 마음을 그냥 아빠는 평생 몰랐으면 좋겠어.
남은 시간은 이런 마음 다 접고 오직 좋은 마음만 가질게.
정말 미안해 아빠.
사랑한다는 말을 울지 않고 꼭 할게!
눈물을 잘 참을 수 있을 거야.
그때까지 아빠도 힘내고 조금만 더 곁에 있어줘.
토요일 연재.
딸, 엄마, 그리고 나로 살아가는 마흔다섯_구르뮈.
삶의 이야기가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