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로 사는 구르뮈, 마지막 글
어린 시절 나는 엄마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다.
대신 아빠에게 받은 사랑은 기억에 많지 않다.
아빠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라기보다,
표현이 많이 서툰 경상도 남자라서 그런 게 아닌가 한다.
그리고 살짝 아니 아주 많이, 아들을 딸보다 사랑하시는 스타일이셨던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이라 받은 사랑이 결코 적지 않게 잘 키워주셨다.
매일 하루에 두통의 전화.
한 달에 두 번은 친정방문.
그리고 죽, 요구르트, 생수 배달.
이것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딸의 역할이다.
가난한 딸은 병원비도 한 번 내 드리지 못하고,
구급차 이용료도 한 번 드리지 못했다.
든든한 아들이 부모님을 지원해주고 있어 것도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
아빠는 아빠 이야기를 해줬으면 했다.
물론 기적적으로 폐가 다 낫고,
나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도 이렇게 살아있다. 움직이고 있다.
이런 스토리였지만, 늘 인생은 쉽게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아직 희망의 끈을 놓기에는 너무 아쉬워 딸이라는 소재를 던졌고,
부모님에 대한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아직 미숙해서 글에 힘도 없고, 내 감정도 잘 표현해 내지 못했다.
그래도 쓰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감정에 솔직하게 되었다.
내가 나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내가 우리 부모님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읽으시는 분들에게는 미약해서 죄송하지만 말이다.
나는 여전히 부족한 딸로 잘 살아갈 것이다.
딸의 이름이 사라지는 날, 내 나이가 몇 살이든 상관없이 부모님과의 헤어짐은 힘들 것이다.
바람은 딸의 이름이 오래오래 가길.
딸 이제 고만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날까지 좀 오래오래 가길.
마지막으로 딸로 살아가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소중한 딸이에요!!
토요일 연재.
딸, 엄마, 그리고 나로 살아가는 마흔다섯_구르뮈.
삶의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딸의 이름> 마지막 이야기는 연재 요일이 아닌 일요일 연달아 발행했습니다.
<엄마의 이름> 연재가 다음 주 토요일부터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