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지원부터 내수 활성화까지…국내 시장 반등의 실마리는?
국내 증시는 올해 다양한 이슈 속에서 유독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해외 증시가 호황을 누리는 동안,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 주식에 비중을 둔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거두며 웃음을 지었지만, 국내 증시는 작은 악재에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비교적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미국의 빅테크 AI 기업들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고공행진을 기록한 반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소폭 반등 후 곧바로 하락하는 양상을 반복했다. 미국 증시는 신고가를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신흥 시장과 중국 증시마저 부양책에 힘입어 한때 급락했던 연간 낙폭을 단 하루 만에 회복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증시가 반등하고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첫째, 정부가 추진하는 저평가 주식에 대한 가치 제고(벨류업) 프로젝트가 실질적인 정책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업들이 상속 문제 등으로 인해 의도적으로 기업 가치를 낮추는 현 상황에서, 정책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기업 가치 제고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M&A 시 모든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을 통해 기업 가치를 존중하는 반면, 한국은 최대주주 지분만 비싸게 매수하는 비효율적인 M&A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부분을 개선해 기업의 경쟁력과 가치 상승을 촉진해야 한다.
둘째, 반도체와 AI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은 반도체를 미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자국 내 공장 설립 및 투자 시 막대한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수도권 교통망인 GTX와 같은 기반 시설 투자에 집중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려면 현재 시점에서 AI와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는 지원이 시급하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반도체 및 AI 산업 지원금을 과감히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셋째, 내수 시장의 회복이 중요하다. 수출이 증가하면서 일부 경제 지표는 개선되고 있으나, 자영업자와 시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금리 인하를 비롯해 자금이 시중에서 활발히 순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경제의 주요 축을 이루는 한국에서는 이들의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전반적인 내수 활성화의 열쇠가 될 것이다.
현재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다. 더불어, 국내 투자자들마저 해외 시장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같은 대형 기관 역시 해외 주식 비중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본이 국내 기업에 투자될 때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부동산 대신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며 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국민들이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건전한 투자 시장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