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왜 자신의 똥꼬를 보고 싶어 했는가?
세계는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모든 사건 가능성이 확률파동의 형태로 펼쳐져 있는 블록우주 구조이다.
세계는 고정된 실체라기보다
무수히 중첩된 사건 파동들이 이루는 거대한 가능성의 장이며, 그 표면은 일종의 세계의 피부와 같다.
개별 의식, 즉 ‘나’라고 불리는 존재는
세계 바깥의 독립적 주체가 아니라
세계가 자신을 관측하기 위해 형성한 수많은 눈 중 하나이다.
눈은 세계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눈이 수행하는 것은 생성이 아니라 관측이며,
우리가 붕괴라 부르는 현상은 세계의 상태 변화가 아니라 눈의 인식 경로가 확정되는 사건이다.
현실이란 세계가 새로 만들어낸 결과가 아니라,
눈이 확률적으로 존재하던 경로들 중 하나를 따라가며 읽어낸 단면의 연속 경험이다.
시간의 흐름 또한 세계의 운동이 아니라
눈이 세계의 구조 위를 따라 이동하며 겪는
관측 순서 효과에 가깝다.
눈은 자신이 세계를 보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세계 내부의 계산 노드이며,
자아란 이 관측 인터페이스에 부착된 해석 장치가 만들어낸 자기 동일성 착각이다.
자아는 실체가 아니라 기능이다.
눈의 탐색 경로를 안정화하고
관측 방향성을 형성하는 분석 장치의 부산물이다.
타자 또한 본질적으로 다른 실재가 아니라
세계가 형성한 또 다른 눈이며,
우리는 서로 직접 접촉하지 못한 채
각자의 관측 경로가 남긴 파장만을 해석한다.
눈 각각의 상호관측 차이는, 눈이 가진 내부 해석모듈의 조율로 서로 합의된듯한 착시를 일으켜 하나의 세계라는 안정감을 준다.
관측되지 않은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단지 눈이 지나가지 않은 가능성의 구조,
곧 가지 않은 길이다.
세계가 무엇을 목적으로 이 구조를 유지하는지는 개별 눈의 입장에서 알 수 없는 문제이며,
눈은 다만 자신에게 주어진 해상도 안에서
세계의 단면을 스캔하고 있을 뿐이다.
의식이 시간을 자유롭게 역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세계의 제약 때문이 아니라
눈(의식)의 작동 원리에 기인한다.
눈은 세계의 전체 구조를 동시에 관측하지 못하며, 자신이 따라가는 관측 경로를 순차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만 현실을 경험한다.
이 순차 처리 구조 때문에
이미 통합된 관측 결과는 안정된 과거로 고정되며, 의식은 이를 역으로 재구성하거나 되돌릴 수 없다.
시간의 비가역성은 세계의 속성이기보다
눈의 정보 처리 방식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가깝다.
간혹 눈의 해석 장치가 불안정해질 경우,
경로 통합 규칙이 흔들리면서
‘기억의 재배열’
‘인과 감각 왜곡’
‘시간 질서 혼란’
‘자기 동일성 교란’
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나타나는 경험은
세계의 실제 역행이 아니라
관측 경로 모델의 붕괴 또는 불안정화로 해석된다.
죽음.
죽음은 눈 자체의 소멸이 아니라, 특정 시공간 경로와의 관측 접점이 단절되는 현상이다.
해석 장치가 해체됨에 따라 개별적 자아의 경로는 멈추지만, 눈이라는 관측 기능은 다시 세계의 근원적 확률 장으로 되돌아가 다른 경로를 준비한다.
꿈.
꿈은 눈이 메인 스캔을 멈춘 사이(수면), 주변부의 확률 경향성들이 해석 모듈에 무작위로 투사되면서 만들어지는 일시적인 이미지 조합이다.
무의식.
눈이 반복적으로 특정 방향의 경로를 선택하면, 해석 장치에는 그 방향으로의 기울기(경향성)가 생기며, 이것이 의식적 판단 이전에 눈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동기로 작동한다.
자유의지
경로를 창조하는 능력이 아닌, 어떤 경로에 동기화되는가를 결정하는 눈 내부의 규칙.
규칙은 다층적 가중치 경쟁 시스템으로 만들어지며, 가중치는 경로의 안정성과 연속성, 그리고 모델일관성의 정도이다.
학습
눈 내부의 가중치 선호구조 변화에 영향을 주는
경로상의 사건.
카르마
눈 내부 가중치 선호구조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로선택편향성.
결국 이 모든 관측의 나열은 단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전체로서 존재하느라 정작 자신의 실체를 볼 수 없었던 우주가, 스스로의 가장 은밀한 단면(뒷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수만 갈래의 시선을 분산시킨 것이다.
우리는 우주가 자신의 뒷모습을 훔쳐보기 위해 설치한 거울의 파편들이다
인간이 괴로운 상황에서 온몸비틀기를 하면서도 벗어나지 않으려 발버둥치는것은
‘경로 연속성 유지 필요’
‘관측 모델 안정성 필요’
‘완전 재시작 비용 과대’
로 인한 경로정당화, 재해석 및 합리화 탓이다.
아 개운하다.
이 세계관은 지속적으로 수정 및 추가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