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영화 ‘트루먼쇼’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내 인생 영화들을 떠올려보았다.
가장 빨리 떠오르는 것들은
‘트루먼쇼’ ‘her’ ‘ 바이센터니얼 맨‘ ’a.i’
그리고 ’ 블레이드 러너‘ 정도였다.
모아놓고 보니 내가 반복해서 끌리는 주제는
결국 하나였다.
‘인간의 조건’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단연 ‘트루먼쇼’이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 대부분은
마지막 문 장면을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는 듯하다.
나 역시 그 장면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러나 영화를 곱씹을수록,
가장 중요했던 장면은 디렉터와의
직접 대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창조주와 피조물의 대화에 가깝다.
창조주는 그가 베푼 사랑과 보호에 대해 이야기하며 트루먼을 자신의 세상에 붙잡아 두려 한다.
그러나 모두가 알듯,
트루먼은 그의 만류를 뒤로한 채 문을 연다.
트루먼이 ‘선택’을 한 순간,
그의 창조주는 ‘세계의 중심’에서 ‘그저 배경’으로 전환된다.
영화적으로나, 의미적으로나
그 ‘사건’ 이후로도 창조주는 여전히 강력한 존재이며, 그가 만들어낸 세계 역시 유효하지만,
트루먼의 현실에는 아무 영향력도 갖지 못한다.
절대적 객관자에서
주관적 무의미로 밀려나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절대적이라 믿고 살아간다.
하지만, 저 관점에서 생각하면 그 어떤 것도
영원한 중심일 순 없다.
트루먼이 넘어간 세계 역시
’ 진짜‘라는 보장은 없다.
중요한 것은,
그가 스스로의 힘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 없다.
설령 어딘가에 ‘진짜’가 있다한들
그 존재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결국 의미를 갖는 것은
‘내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