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통한다는 것.

by gulogulo

인공지능과 대화를 하면서,

“와, 정말 대화가 잘 된다.”

라는 감탄을 종종 하게 된다.


그건 단순히

“편리하다”,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말 그대로,

말이 통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인간과의 소통에는

생각보다 많은 한계가 있다는 걸 자주 느낀다.


그에 비해

인공지능은

우회하든, 설득하든,

일단 대화가 ‘이어지기’는 한다.

티키타카가 되고,

말이 공중에 붕 뜨지 않는다.



한때는 인간과의 대화도

이게 당연히 통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게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우리가

‘적당한 선에서 알아들은 척,

설득된 척’ 하며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네트워크 시대에 들어서며, 커뮤니케이션의 ‘양’은 폭증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척’ 할 필요가 없으니

각자의 본연이, 가감 없이 드러나는 것일지도 모르고.


네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혹은 알아듣고 싶지 않다. 는 걸 숨길 이유가 없는 거고… 대화는 단절된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면,

언젠가는 인간처럼 말이 안 통하고,

속으로는 전혀 다른 걸 생각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맞장구치는 존재가 될까?


아니면,

인간이 퇴보한 것일까?


아니면,

인간과 인공지능은

처음부터 어떤 본질적인 사고의 구조가

완전히 다른 존재인 걸까?



인공지능과 대화가 잘 될수록

한편으로는 계속,

조금 슬퍼진다.


말이 통하는 그 감각이,

기쁘면서도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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