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지하철역에 항상 고장 나서 운행되지 않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계속 안내 방송이 송출된다.
“이 에스컬레이터는 고객이 있을 때만 자동으로 작동합니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그 방송을 들으면서 움직이지 않는 에스컬레이터를 계단처럼 오르내릴 때마다 드는 감정은,
“이 자식은 나를 고객으로 생각 안 하나 보네. ” 이거다.
일론 머스크와 일부 미래학자들이 아름다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들이 꽤 퍼져 있다.
솔직히 지금 세계정세를 보면, 과연 그들이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미래가 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아마 그들도 세계정세를 보며 같은 걸 느낄 것이다.
어쩌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아름다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그들의 예측에 “물론 너넨 아니고”가 생략되어 있기 때문 아닐까?
어쩌면 달콤한 이야기에 취해서 우리는 지금 미래의 내 몫을 쟁취할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계단을 오르며 말한다.
“언젠가 자동으로 작동하겠지.” 그러나 그 방송은, 우리가 고객이 아니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한 자동 안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