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존재만으로 행복을 전해주는 생명체. 책을 읽으러 카페에 갔는데 한 까망 푸들 강아지가 달랑 안겨서 들어왔다. 주인이 노트북으로 일을 할 때 강아지는 얌전히 품 안에서 눈을 깜빡거렸다. 나를 포함한 지나가던 카페 손님들은 강아지를 한 번씩 바라보며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배우는 시 중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가 있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당신은 남에게 도움 되는 존재가 된 적이 있는가. 남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존재가 된 적이 있는가. 한 번쯤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말 한마디로 몽글한 마음과 편안함을 선사하여 서로 으쌰으쌰 힘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인가? 나는 그렇게 되고 싶다.
반면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시린 사람인 적은 있었나? 이 또한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 모난 말을 내뱉고 남을 할퀴어 상처 주는 상황을 살면서 한번도 맞닥뜨리지 않은 이는 없으리라 자신한다. 하지만 이게 습관처럼 몸에 밴 사람은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본인을 고립시킬 것이다. 그가 가진 재능이 아인슈타인 버금가지 않는다면 말이다.
최근에 지인이 그날따라 굉장히 힘겹게 일을 마쳤다는 일화를 들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하루종일 그 포지션과 업무에 대해 푸념을 늘여놨다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지치지 않을 수 없다. 지속적으로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주입하고 쏟아내면 나도 오염되고 만다.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 되지는 못할망정, 한번이라도 옅은 재를 뿌리며 가라앉게 하는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겠다.
재택근무가 막을 내리면서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공간은 회사가 되었다. 내게 가장 가까운 공간 top 2를 차지하게 된 오피스를 최대한 좋은 공간으로 인식하려면 지금처럼 주변에 좋은 사람들로 가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나도 그들에게, 연탄재까진 아니더라도 그런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날카로운 말이 동료들을 향했던 스티브잡스보단 내 주변을 믿고 함께하는 사람으로.
카페에 들어온 귀여운 강아지처럼 행복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