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북이와 달팽이 Jul 28. 2022

마흔살, 한번 쉬어갑니다.

1982년생, 올해 만으로 40살이 되는 해다.

마흔살이 되면서 샘솓는 생각들,,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얻으면 좋겠다.

내 아이들이 더 잘 자랐으면 좋겠다.



이것 참 상충되는 두가지가 아닐 수 없다.

자녀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텐데,,

한편으로 나는 부와 명예를 얻기위해 더 달리고 싶어지니,,, 이것 참 ^^

잦은 야근과 전학으로 군인자녀들은 적응을 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울텐데,

부모의 관심없이 저절로 이것저것 다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그야말로 공짜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기, 평범한 40대 남자의 소심하지만 용기있는 선택을 소개한다.  

나는 중령으로 진급하였고, 운 좋게도 제법 좋은 보직에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보직이라는 것은 좋은 평가를 받는 자리이면서도 워라벨마저  보장이 되는 곳이다.

계속 근무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을 알아가게 되고, 미래에  잠재력도 키울  있는 최고의 보직이었다.  


아내와 자녀는 미국에 있었다.

업무와 육아를 혼자서 다 하면서 키우는 엄마와

말이 통하지 않아 이따금씩 차별을 받는 아이들은 한국을 그리워했다.

그러나, 공부보다는 다양한 활동을 강조하는 미국이기에,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한단계 성장해가고 있었다.


다시 마흔살이 되어서 든 두가지 생각으로 돌아가보면,,

나는 한국에서 내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자녀들은 미국에서 한단계 더 성장하고 있다.

어쩌면 내 두가지 욕심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자만이 얻는 "혼자 있는 시간"을 마음껏 즐기라고 한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불쑥불쑥 올라오는 외로움은 뭘까?

학습된 '가족의 소중함'이 부재함에 따른 허전함일까?

두가지 욕심이 잘 채워지고 있는 지금 왜 나는 고민하고 있을까?


5개월의 고민끝에 결심했다. 일단 가족의 곁으로 가자.

내가 느끼는 이 외로움은 분명 내면의 진실된 목소리일 것이다.  

아이들의 추억 속 한 페이지에 아빠의 부재를 남겨두지 말아야지.

혼자서 힘겹게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지.

온 가족이 미국에서 느끼는 안정감을 아내와 아이에게 줘야지.


그렇게 미국으로 건너왔다.

한발 떨어져서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이 내 성공과 명예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다.

다만 좀 돌아가는 것일 뿐. 어쩌면 이런 휴식이 더 성장하는데 큰 자양분이 되지는 않을까?


마흔살은 생애전환기라고 한다.

호르몬의 변화도 겪고, 생각도 달라진다.

무엇이 진정 소중한지,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를 깊이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아내를 포함하여 주변 모두가 옳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할 때,

용기내어 결정한 나의 선택,,

앞으로 가족이 함께 성장해가는 우리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한번 쉬고 있는 마흔살의 가장... 두가지 욕심을 어떻게 채워나갈까?


            2022년 7월 1일 워싱턴 D.C. 공항에서 6개월만에 상봉,, 그래! 내 선택이 옳았어!!


 


매거진의 이전글 허영심 고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