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북이와 달팽이 Jan 25. 2020

사람이 되어가는 걸 느낍니다.

공감하며 살아가기

"소통"이라는 키워드는 "공감"을 기반으로 한다.

표현이 미숙했던 내가 남편을 통해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공감하는 법을 배우면서 더 잘 소통하게 되었다.


나는 대학 때부터 친한 사람은 많은데, 정말 속이야기를 털어놓을 만큼 가까운 사람은 없는, 그래서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사춘기를 지나고, 대학에 다니며 나 자신과 내가 속한 세상, 그리고 인생에 대해 한참 고민을 하던 시기에 고독을 느끼고는 한참을 울었더랬다. 나는 왜 이럴까, 내 성격은 왜 그런 걸까...


흔히들 비밀 이야기를 하면서 더 친해지고, 고민을 털어놓고 공감받고 위로받으면서 더 친해지는 관계에서, 나는 전혀 공감을 할 수가 없었고, 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게 익숙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혹자는 군인 성격으로는 최고라며 격려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내 성격이 정말 싫었다.


남편을 만났다.

내 남편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자라왔고, 공감도 무지 잘해주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진정한 나의 편인 남편에게 나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위로받으며 나는 점차 치유되어감을 느꼈다.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예전처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공감이 미숙한 엄마로부터 정원이는 사랑이 많이 고팠나 보다. 정원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나의 미숙함을 깨달았고, 그로 인해 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들을 지켜보며 참 많이 힘들어했다.


한 선생님을 만났다.

어린이집 선생님이었는데, 정원이 입학 상담을 하러 간 자리에서 우리 가족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나보고 남편에게 대들라고 한다.

남편에게는 집안일 도와주지 말라고 한다.


그로부터 5년...

나는 나의 마음을 남편에게 표현하는 법을 배웠고,

남편은 아내의 눈치를 보며 가사를 도와주느라 힘들었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우리 둘은 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이유로 힘들어했었다.


이야기가 딴 데로 샜는데,..

나는 그렇게 내 속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덕분에 지금은 마음이 참 편안하다.

정원이가 속상한 일을 이야기해도, 조금씩 공감해주는 게 늘어나고,

친구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고민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과 둘이 앉아 있는 자리가 별로 부담스럽지도 않다.

자연스럽게 사람 사는 이야기를 꺼낸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사람이 되어가는 걸 느낀다.

마치..

예전의 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처럼


작가의 이전글 인생의 목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