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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이와 달팽이 Nov 30. 2019

#6. 아이의 버릇, 부모의 고집

아이와 대립하는 부모의 내면아이

5살 정원이...

매일 아침 옷을 입는 문제로 아이와 실랑이가 벌어진다.

엄마는 한번 안된다고 한 것에 대해 절대 굽히지 않으려 하고 아이는 더더욱 고집을 꺾지 않는다.

근 한 달을 한복만 입고 어린이집을 간 적도 있다. 부모 체면도 있는데... 남들처럼 예쁜 옷도 입히고 싶은 엄마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매일 똑같은 옷만 입겠단다.

결국 엄마의 선택은 한 가지 옷을 계속 빨다 못해 같은 종류의 옷을 여러 벌 사는 거다.

문제는 계절이 바뀌었을 때다. 날이 추워지는데 말도 안 되게 얇은 옷을 입고 가겠다고 하면 실랑이는 더 길어진다.

그러나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진정 아이의 버릇을 고치려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부모도 지기 싫어서 고집을 꺾지 않는 것인가?


거북이 : 오늘 아침 여보가 정원이에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허락한 모습을 생각해보았어요. 엄마와 아이가 서로 신뢰를 쌓는 기회였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에요. 흔히 부모들은 한번 안된다고 하는 것을 잘 꺾지 않잖아요. 들어주면 아이 버릇이 나빠진다는 이유를 대면서 말이죠.

어제 아이를 재우면서 정원인 아빠가 앉아서 노래 불러주길 바랬는데, 난 너무 피곤해서 누워서 불러주겠다고 했거든요. 결국 아이와 아빠의 내면 아이가 충돌해서 실랑이를 하다가 내가 한번 꺾었죠. 평소 같으면 나도 끝까지 버텼을 텐데 좀 피곤해도 앉아서 불러주니까 정원이는 더 편안히 잠들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달팽이 : 정원이는 이제 상황판단을 하고 무엇이 잘못된 것이고 무엇이 부모가 원하는 것인지 다 알고 있는 거 같아요. 나는 내가 한번 안된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 하려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것도 내 속에 내면 아이가 정원이와 대립하고 있었던 거 같아요. 막상 우리가 고집을 한번 꺾고 정원이 이야기를 들어주니 정원이도 그에 대한 보답을 하는 거 같아요.


거북이 : 오늘 아침 여보의 선택은 참 잘 된 거 같아요.
아이의 건강을 위협하거나 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면... 일상에서의 사소한 것은 잘 고민해서 가끔 허용해주면, 들어주면 정원이는 부모는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오늘 참 고생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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