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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북이와 달팽이 Nov 21. 2019

지난 한주는 어땠나요?

함께 일상을 공유하기

부부는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눈다. 때로는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때로는 아이에 대하여…

남편과 함께 글을 쓰기 시작한지 한달이 지난 어느 금요일 밤, 서로 마주앉아 그에게 처음 건넨 말,


“지난 한주는 어땠나요?”  


잔잔한 음악과 창가에 은은하게 반짝이는 불빛 앞에서 처음 이 말을 들었을때

순간 질문을 던진 사람도, 받은 사람도, 서로가 마음속에 따스함이 차오름을 느낀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평범한 말이 주는 힘은 무엇일까.

평소에 나누던 많은 대화들 중,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한 것은 몇번이었나를 생각해 보게 된다.

대부분이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거나, 남에 대한 이야기, 환경에 대한 이야기이다. 많은 이들이 나누는 대화속에서 현상에 관한 이야기 이거나, 물질적인 부분을 한꺼풀 벗겨내고, 감정적인 부분을 또 한꺼풀 벗겨내고 나면 대화는 멈춘다. 이야기를 나눌만한 소재가 없다. 물리적으로 함께한 시간은 많았지만, 사실 마음의 대화를 나눈 시간은 반대일지도 모른다.



요즘 우리 부부 서로 너무 바쁘죠?

어제도 피곤해서 잠들어버리고 아침에 출근하는데 맘이 좋진 않았어요.

'부부가 각자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서로 지지하고 기쁜 마음으로 배려한다' 라는 우리의 생각으로

야근도 기쁘게 했는데요,, 오늘 아침엔 문득,,,

너무 여유없는 우리의 삶에 어쩌면 우리도 모르게 젖어버려서 이렇게 사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마치 70년대 부모세대처럼 그냥 그런건 줄 알고 일만하면서 돈버는 게 행복인줄 아는 그런 느낌이랄까.

전화통화, 카톡할 여유조차 사치로 느끼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무거운 마음이 들었어요.




우리는 커피를 좋아한다.

아침을 커피한잔으로 시작하고, 때론 늦은 밤에도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기도 한다.

속이 쓰리도록 진한 커피를 나는 왜 마시는 걸까…라는 의문이 든 적이 있다.


나는 원두의 종류를 다 알고, 맛을 음미할 줄아는 애호가는 아니다. 그냥 커피가 좋다.  

이른아침 아이들과 함께 출근준비하는 전쟁같은 시간이 지난뒤에 갖는 따뜻한 커피한잔의 여유로움.

직장에서  급하게 일을 마무리하고 마시는 커피한잔, 때로는 늦은밤 소파에 앉아 커피한잔을 마시며 느끼는 여유로움…  

나는 커피를 좋아하는걸까. 여유로움을 좋아하는 걸까… 하루종일 긴장상태에 있던 몸과 마음이 서로에게 귀기울일 수 있는 시간.  그러한 순간순간에 느끼는 여유로움.


바쁜 한주를 마무리하며, 그리고 부부가 함게 나아갈 길을 바라보며 서로에게 던진 질문.

때로는 나 자신에게 던져보아도 좋을 질문.    


지난 한주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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