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뉴욕이었을까?
왜 뉴욕이었을까?
사람마다 가고 싶어하고, 좋아하는 나라가 다르다. 나라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추구하는 것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 때문에 사람마다 좋아하는 나라는 다양하다.
그렇다면 나는 왜 뉴욕이었을까?
처음 뉴욕에 가고자 했던 건 대도시였기 때문이다. 쭉 서울에서 자라온 나는 더 넓은 곳에 가고 싶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었고, 다양한 문화를 접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영화에서만 봤던 잘생긴 외국인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이미 뉴욕에 대한 이미지는 나에게 확고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첫 뉴욕 배경의 영화였고, 그 뒤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인턴'. 두 영화에 나오는 주연 '앤 헤서웨이'는 나에게 뉴욕배우 그 자체다.
그리고 나의 영어실력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영어를 수준급으로 잘해서가 아닌, 그냥 이 정도면 혼자 뉴욕에 가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순수한 궁금증이었다. 뭐, 다행히 살아남을 순 있었다. 친절한 외국인도 있었고 불친절한 외국인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 발음을 알아듣고, 나도 그들의 발음을 알아듣고. 책으로만 접했던 영어가 나에게 더 가깝게 다가오던 순간이었다.
나는 뉴욕의 무심함이 좋다. 이상한 포인트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여의도나 광화문에서도 비슷하게 느낀다. 사람들의 무심함. 항상 바쁘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 모르겠지만 바쁜 걸음으로 지나간다. 그래서 주변에 뭐가 있든 크게 신경 안 쓴다. 뉴욕은 우리에게나 여행지일뿐, 거기서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일터다. 그래서 주변을 신경 안쓰고 무심하게 걸어다니는 그 무심함이 좋았다.
그런데 더 좋았던 건, 무심함 속에서 친절함이다. 앞서 말했듯, 나에게나 여행지고 그들에게는 일터인데, 길을 물어보거나 뭔가 질문을 했을 때 올라가는 입꼬리와 상냥해지는 눈빛. 그게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말투는 불친절해도, 기본으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나를 보는 눈빛이 따뜻해진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인종차별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거나, 눈치를 못 챈 걸 수도. 여튼 그런 걱정 속에 질문을 하는 건 큰 용기를 내는 거였는데, 친절하게 답해주는 뉴욕 사람들. 그 매력에 두 어번을 더 갔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갈 예정이다.
한편으로 부럽기도 했다. 나는 돈도 마련해야돼, 시간 조율도 해야돼, 숙소도 알아봐야하지, 비행기표가 더 저렴해지는 시기는 언제일까, 그만 고민하고 티켓팅을 해야 할까.. 이런 고민 없이 뉴욕에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러웠다. 하지만 그들도 사정은 있겠지. 마냥 부러워하기에는 인생을 알아버렸어...
다음에 뉴욕에 가게 되면 뭘 할까?
일단, 마지막 여행 때 먹지 못한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를 먹어야지.
그리고 기차나 버스를 타고 식스플래그에 가야지. 가서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타야지.
그 다음엔 한국에서 미리 챙겨간 돗자리를 가지고 센트럴파크에 가야지. 주변 디저트 가게에 들러 잔뜩 사야지. 근데 아마 나는 한식당에 들러서 김밥을 사지 않을까..?
다음 뉴욕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끝내고, 그게 아마 내년 6월. 최소 일주일이라도 다녀와야지.
뉴욕의 6월은 어떤 날씨일까? 8월은 미친듯이 더웠으니까 좀 덜 덥지 않을까.
그땐 면세점에 꼭 들러서 선글라스를 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