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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길 때

짧은 순간

by 김시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퇴근한 뒤에 다시 일을 시작한다. 투잡은 그런 거다. 출근을 두 번 해야 한다. 퇴근을 한 뒤, 다시 출근한다. 투잡은 그런 거다.


나는 나의 일을 사랑한다. 내가 일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쉽게 느끼지 못하는 감정들이다. 하지만 쉽게 얻지 못하는 감정이다. 쉽게 얻으려고 생각한 적도 없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다르다. 사실 나는 그런 행복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제일 먼저 벗어나고 싶었을지도.


생각에 잠길 때, 나는 글을 쓴다.

글을 쓰는 행위는 쉽게 생각해야 한다.

머리가 복잡할 때.

머리가 복잡해서 정리하고 싶을 때.

머리가 복잡해서 정리하고 싶은데 쉽게 할 수 없을 때 글을 쓴다.


글을 쓰는 행위는 마음을 먹어야 이뤄지는 행동이다.

쉽게 생각하면서 쓸 때는 글 쓰는 행위 자체를 욕보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고로 글로 남기고 싶은 그런 순간에는 진지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누군가 질문한다.

글을 쓰는 건 추억을 팔아서 쓰는 게 아닌지.

추억을 판다. 나의 추억을 파는 것일까? 혹은 나의 주변사람들의 추억을 파는 것일까?

나는 그 사람들의 추억을 나의 추억처럼 이용하는 건 아닐까?


여태껏 그런 경우는 없었다.

앞으로 그럴 일도 없겠지만 오해할 상황은 만들지 않는 게 나의 생각이다.

나는 존중한다.

그 사람들의 그런 마인드를.

그래서 더 지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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