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운동

다이어트가 아닌 운동!

by 김묘씨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닌 운동을 다녀본 적이 있냐고 물으면 그런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운동을 하는 목적은 전부 다이어트였다. 살을 빼기 위한 운동. 내게 운동이란 것은 살을 빼기 위한 수단이었다.


왜 운동 그 자체를 즐기지 못하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까지 거슬러가야 한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기에 체육시간이란 피구 아니면 자습으로 기억된다. 체육시간에 뭔가 재밌는 운동을 한 기억이 별로 없다. 수행평가 때문에 농구나 피구를 배운 적은 있지만 수행평가 채점을 위한 슛만 연습할 뿐 실제 게임을 해본 기억은 거의 없다.

학창 시절 나는 체육도 못하고 뚱뚱했다. 운동신경도 없는데 남들의 시선을 받는 것도 싫어했던 나에게 체육은 가장 싫어하는 시간이었다. 오래 달리기, 턱걸이, 50m 달리기... 거의 모든 종목을 못했기 때문에 체육을 못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자연스럽게 운동이란 것은 나의 관심사에서 멀어졌다. 운동이란 내가 살을 빼야 할 때 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자리 잡았다.

운동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은 성인이 되고도 여전했다. 헬스, 필라테스는 살을 빼고 허리가 아프지 않기 위한 수단이었다. 어릴 적부터 배워보고 싶었던 운동들은 있었으나 그건 막연한 생각뿐이었다. 살을 빼지 않을 거라면 운동을 왜 해야 할지 의문이었다. 그러다 올해에 드디어 수영을 등록했다. 난생처음 살을 빼기 위해서가 아닌 운동 자체를 배워보고 싶어서.

수영은 오랜 염원이었다. 초등학교 때 아주 잠깐 수영을 배우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그때 수영선생님이 이상해서 수영을 배우지 못하고 그만뒀다. 그때부터 나는 그냥 수영 배우기를 포기했다. 튜브를 타면 되니까. 하지만 성인이 되고 수영을 못하면 할 수 없는 액티비티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수영을 배우기로 했지만 사실 수영복을 입는 것은 무서웠다. 난 평생 내 몸에 자신 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먼저 수영을 시작한 친구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해줘서 용기를 내 등록했다.

그렇게 정말 수영을 배우기 위해, 다이어트를 위한 수단이 아닌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배우는 것도 꽤나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어떤 동작을 해내는 것이 재밌었다. 좀 더 유연하고 건강할 때 운동을 시작했으면 좋았으련만 아쉬움이 든다.



나는 혼자서 손을 움직여 일하는데, 단순 작업인 경우가 많아 대부분 뭐든지 틀어논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팟캐스트... 작년부터인가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열혈 스포츠물을 많이 보기 시작했다.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한 더파이팅부터 슬램덩크, 겁쟁이페달, 하이큐, 크게 휘두르며 등등 OTT에서 보이는 걸 대부분 본 것 같다. 그동안 스포츠물을 보고 싶단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신기했다.

수영을 하기 시작한 후에 내가 왜 작년에 스포츠물을 폭식(?)했나 생각을 해봤다. 아마도 10대 시절, 비교적 걱정 없이 무언가에 모든 열정을 쏟을 수 있을 때에 운동이란 것에 모든 것을 쏟아내는 애니 속 캐릭터들이 부러워서가 아닐까 싶다.

학생 때를 생각해 보면 공부 외엔 다른 것에 관심 갖지 말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그 시기에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어떤 것이든 내가 가진 열정을 쏟아 볼 대상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 운동은 아무래도 어릴 때에 적합하다. 어릴 때는 다쳐도 금방 낫고 체력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그때 남아도는 에너지를 운동을 배우는데 써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즐기는 운동을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