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수영

1. 준비,발차기,음파

by 김묘씨

수영은 아주 오래전부터 배워보고 싶었던 운동이었다. 초등학교 때 수영 배우기를 시도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엄청나게 물을 먹었다. 좋은 기억은 없었어서 난 그 뒤로 수영 배우기는 포기했다. 튜브와 함께 한 청소년 시절을 거쳐 물과 멀리한 성인시절까지. 물을 딱히 좋아하진 않았지만 2023년, 수영에 재도전하기로 했다.



2017년, 오키나와에 갔었다. 오키나와는 푸른 동굴이라는 스노클링으로 유명한 지역이 있다. 날씨에 따라 스노클링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복불복인데 내가 갔던 날은 날씨가 허락해 줬다. 수영을 못하는 나는 가이드가 잡아주는 튜브를 잡고 스노클링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게 했음에도 스노클링은 재밌었다. 생전 처음 하는 체험이었고 깊은 바다에 떠다니는 게 약간 무서웠지만 내가 아름다운 바다 위에 떠 다닌다는 게 놀랍고 즐거운 마음이 더 컸다. 그럼에도 수영을 할 수 있던 사람들이 즐기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을 것이다.


그로부터 6년 가까이 흐른 지금에서야 미루던 수영을 하기로 했다. 딱히 여유가 있어서는 아니었지만 그냥, 갑자기 수영을 배울 결심이 섰다. 코로나 마스크도 슬슬 해제되고 이미 난 한 번 걸렸고(?) 필라테스를 얼마 전 그만둬서 새로운 운동을 해야 했다. 그렇게 집 근처 수영장에 등록하기로 했다. 전화로 등록방법을 문의했는데, 우려완 다르게 수업 전 방문해 돈만 내면 끝이었다.


수영을 등록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일은 수영복을 사는 것이었다. 실내용 수영복이 없기 때문이다. 수모, 수경도 사야 했다. 수영은 준비할 게 많았다. 수영복은 저렴한 세트상품으로 구매했다. 안 그래도 기초비용이 많이 나가고 나중에 이쁜 걸 사고 싶어 질 거란 친구의 의견을 수렴했다. 그 외에도 습식수건, 망사가방, 수영가방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수영복은 주문하고 다음날 도착했다. 집에서 사이즈가 잘 맞나 입어봤다.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꽉 끼는 수모와 수경은 얼굴을 한껏 못생겨 보이게 만들어줬다. 수영복은 삼각이 젤 편하다는 의견이 많아서 주문했는데, 역시 입어보니 민망했다. 착장을 완료하니 동생이 못생겼다고 했다. 그래도 왠지 웃음이 났다. 새로운 걸 배우는 설렘이 오랜만에 느껴졌다.



내가 등록한 수영장은 아주 오래된 수영장이다. 내가 이 동네에 산지도 20년이 넘었는데, 내 기억 속에 항상 존재했으니... 최소 20년 이상인 것이다. 항상 그 근처를 지나면 수영장 특유의 락스향이 나곤 했었다. 집과 가까웠지만 난 이 수영장에 가본 적이 없다. 좀 더 거리가 먼 수영장에 가본 적은 있지만 왜인지 이곳은 첫 방문이었다.

목욕탕도 초등학교 이후로 가본 적이 없기에 어색함을 이겨내고 샤워를 하고 수영복을 입었다. 수모를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옆에 계신 분에게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물어보기도 했다. 물을 살짝 채워 수모를 썼다. 수영복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입었다.


샤워장을 나오면 어린이 풀장이 나오고 어른 풀장이 펼쳐진다. 다른 곳은 안 가봐서(어릴 적이라 기억이 안 난다) 얼마나 시설이 괜찮은지는 모르겠으나 수영장 타일이 밝은 하늘색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속에 들어가 있으면 주변 소음이 차단되고 하늘색 타일에 비추는 일렁이는 빛을 바라보는 게 좋았다.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발차기였다. 물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 앉아 발차기만 연습했다. 이것을 조금 한 후에 물 안에서 벽을 잡고 발차기를 배웠다. 발목에 힘을 너무 주지 말고 허벅지 힘을 사용해서 발차기를 하라고 했다. 발목에 힘을 많이 주면 발에 쥐가 날 수도 있다고.


그 후엔 음파를 배웠다. 물에 들어갔을 땐 음하는 소리를 내며 코로 숨을 내쉬고 물 밖에 나오면 파하면 숨을 들이쉬는 호흡을 연습하는 것이다. 사실 입으로 음파를 하는 것보다 물속에서 코로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숨을 내쉬고 밖으로 나와 숨을 마저 내쉬고 들어쉬는 과정을 연습하는 것인데, 그냥 음파 하며 연습을 하라고 하니 숨 쉬는 방식이 어려웠다. 어떤 타이밍에 숨을 쉬어야 할지는 아직도 어렵다.


음파를 배우며 물속에 눈코입귀가 다 잠기는 것은 처음엔 좀 무서웠다. 언제든지 물 밖으로 나올 수 있는데, 그 잠깐의 시간이 왜 무서운지 모르겠다. 아마 본능적으로 숨을 쉬지 못하는 물속에 잠기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첫 시간은 발차기와 음파 연습 잠깐이었다. 5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몸이 무겁고 피곤했다. 예전 오키나와에서 30분의 체험 후 물 밖에 나왔을 때 엄청나게 몸이 무겁고 피곤했던 기억이 났다. 그때 업체에서 짱구에 나오는 빙수를 줬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었다. 요즘엔 수영을 하고 나오면 떡볶이가 엄청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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