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의 의미: 나의 착각이 불러온 어마어마한 파장 (댓글의 힘!)
여러분!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에도 등급과 차이라는 게 존재할까요? 또 이건 배려고 저건 배려가 아니야라는 분명한 근거가 있을까요? 다음의 에피소드를 읽어보시고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혹시 의견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댓글 이야기하기는 처음인 거 같네요.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제가 왜 처음으로 댓글 이야기를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에 머무르는 동안 동네 마트에서 겪은 일입니다. 몇 가지 필요한 물건을 고른 뒤 계산대 앞에 섰습니다. 제 뒤로 2~3명의 손님이 더 있었고 계산을 하던 중이었죠. 그런데 뒤에서 갑자기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나타나더니 자긴 물건이 하나밖에 없어 먼저 좀 계산하자며 계산하는 직원에게 물건을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자! 여러분! 제 순서 앞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여러분이 저라면 어떤 액션을 취했을 거 같나요?
"네. 괜찮습니다. 먼저 하세요." 했을 수도 있고,
"저기 아주머니, 뒤로 가셔야죠. 제가 먼저입니다." 정색했을 수도 있으며,
"직원분! 이거 순서대로 계산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따졌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해당되나요? 위의 대응을 보면서 뭐 이상한 점이나 다른 경우의 액션은 없나요? 일단 당시 상황을 계속 이어갈게요. 저는 한 번씩 겪던 일이라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계산대 직원의 표정은 매우 언짢아 보였습니다. 그러고는 물건을 뒤로 밀며 줄을 서라는 신호를 보내더군요. 바로 그때, 저는 물건을 앞으로 옮기면서 "먼저 하세요. 괜찮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직원이 약간 놀라며 먼저 계산을 해주었고 아주머니는 미안하다거나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휙 가 버렸습니다.
저는 배려? 했다는 생각에 웃으려고 했지만 갑자기 아뿔싸! 싶었습니다. 제 뒤로 2~3명의 손님이 더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혼자 결정할 사안이 아니었던 거죠. 그리고 그것은 배려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끄러워서 뒤에 있는 분들에게 사과를 했죠. 게다가 제가 고른 물건에 에러가 나서 저 때문에 약간의 시간까지 지체하게 됐어요. 뒤에 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를 했습니다. 그때 그분들은 "괜찮으니까 천천히 하세요."라고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셨습니다. 배려받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 무척 고마웠습니다.
마트를 나오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려라는 것도 나 혼자만 생각해선 안 될 때가 있구나! 혹시 배려에도 등급이나 차이라는 게 존재할까? 그날 저녁, SNS(스레드)에 겪었던 일을 짤막한 글로 올렸습니다. 평소 같으면 스레드에 올린 제 글은 조회 수가 100도 나오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날은 자그마치 25만 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제 글을 읽었습니다. 아래 캡처 이미지를 보시면 맨 위에 숫자가 찍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감 하트 181개뿐만 아니라 71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댓글을 하나씩 읽으면서 제가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중요한 점 하나를 모르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눈치채셨나요? 댓글은 크게 3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었어요.
유형 1. "내한테 걸렸으면 국물도 없어"
유형 2. "검프님이, 그 아주머니가 다음에 또 그렇게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거임"
유형 3. "양보한 검프님이 맨 뒤 그 아주머니 자리로 갔어야죠"
이 중에서 유형 3을 읽는데, "아! 맞아! 내가 맨 뒤로 갔어야지." 하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습니다. 저는 왜 그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을까요? 여러분은 비슷한 경험을 한 적 있나요? 앞사람에게 양보한 뒤 맨 뒤 자리로 갔던 경험이 있나요? 제가 변명을 하자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왜 전혀 생각지도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움 때문입니다.
그래도 저(검프)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해준 댓글들이 있어 용기를 가지고 이렇게 글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몹시 부끄럽네요. ^^
유형 4. "검프님이 실수한 건 맞지만, 글을 읽어보니 검프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