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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빵 Jan 04. 2016

지구평화 위해 달리는 오총사(예행연습 2)

낙동강-한강 자전거 여행 7 - 15.9.11(금)

▲ 미사대교로의 라이딩 시작!



여행을 떠나기까지 금요일마다 라이딩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어김없이 돌아온 금요일에 라이딩을 떠났다. 오늘은 아침에 광진구 청소년 센터와의 ‘중독 관련 영상 협업’으로 남양주 영화 촬영소를 찾게 되었다. 2012년도에 와본 기억이 있는데, 3년 만에 다시 찾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학교에 2시 30분이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고, 재익이가 올 때까지(아침에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함께 남양주에 가지 못했다) 기다려야 했다. 재익이가 도착하고 나서 출발하니 3시 30분이 되었더라.                




신의 가호는 가위바위보 속에 

    

늦게 출발하는 만큼 오늘은 멀리까지 가지 않고 미사대교까지만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하늘이 엄청 찌푸려 있었고,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과연 이대로 계속 갈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멈출 것인가? 저번에 지민이와 자전거를 탔을 때처럼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잠시 멈추면 되지만, 아이들은 자전거가 비에 맞는 것에 민감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갈등이 되었다. 그래서 “멀리까지 나가지 말고 올림픽공원을 3바퀴 돌자”라고 얘기했던 것이다. 아이들은 모두 좋다고 하더라. 

하지만 조금 달리니 민석이가 “아따! 슨상님~ 이 정도면 비가 내릴 거 같아요? (건빵: 내리진 않을 것 같아~) 그러면 그냥 원래 계획대로 해요”라고 말한다. 누가 들으면 ‘민석이 라이딩 댑따 좋아하나 보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런 착각하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민석이의 마음은 ‘어쨌든 이번엔 우리 집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그러니 굳이 올림픽 공원을 돌고 집에 가느라 끙끙 대느니, 차라리 달려서 좀 더 일찍 집에 도착하는 게 개이득이잖아~’라는 거였다. 하지만 이미 올공을 3바퀴 돌자고 말해 놓은 터라, 재익이와 현세의 반발은 당연했다. 그래서 평화의 문 쪽에 함께 모여 의견을 모으는데, 역시나 민석, 준영 / 재익, 현세가 다른 의견을 내놓아 의견일치가 되지 않는다. 이럴 때의 대비하여 신은 인간에게 ‘동전 던지기 / 침 튀기기 / 가위바위보’와 같은 선물을 내려주셨다. ‘의견 일치가 되지 않을 바에 신에게 맡겨라’라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그래서 미사대교 대표 민석이와 올공 대표 재익이는 ‘신께 모든 것을 걸고’ 가위바위보를 하게 되었다. 그 결과 신은 미사대교 대표의 손을 들어주심으로 우린 ‘미사 미사(데스노트 버전)’를 만나러 가게 되었다.                



▲ 신은 미사대교 대표의 손을 번쩍 들어주셨다. 그러자 올공 대표는 승복하며 한 마디 내뱉는다. "오늘은 내가 인심 썼다~"




카오스 현세의 기어는 왜 변동되지 않는가?

    

현세는 아직도 기어 사용이 서툴더라. 본격적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전거 사용을 몸으로 익혀야 해”라고 말했음에도, 현세는 도전하려 하지 않았다. 아니, 그냥 주어진 기어(세팅되어 있던 기어)가 ‘최상의 기어 상태이니 나 같은 미천한 몸을 세팅된 기어에 맞춰야 한다’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어떤 마음이건 그건 현세만이 아는 ‘카오스보다도 더 카오스 같은 마음’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속도가 많이 뒤처졌고 우리도 개미들처럼 줄줄이 현세의 스피드에 맞춰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마음은 이미 ‘미사미사’에 가있는데, 몸은 천호대교를 지나고 있으니 절로 갑갑증이 인다. 하지만 어쩔 텐가? 이 또한 가혹한 시련인 것을~

나와는 달리 우리의 대장 민석이는 현세를 ‘하해와 같은 은혜’로 보살펴 주셨다. 앞으로 나와 자신을 따라올 수 있도록 ‘지도편달(여기서 지도란 게 Map이 아님은 물론이다)’ 아낌없이 해주셨고, 그에 감화된 현세는 민석이의 지도에 따라 신나게 달렸다. 그랬더니 40분 만에 ‘미사미사’에 도착한 것 같다.                



▲ 카오스와 코스모스의 묘한 뒤섞임. 그게 바로 삶!




지구 평화 위해 달리는(?), 라이딩 오총사 

    

이번 라이딩은 늦게 출발한 만큼 짧은 시간에 끝났다. 그래서 별다른 어려운 점도, 힘든 점도 없었고 비도 내리지 않아 쾌적하게 할 수 있었다. 민석이와 재익이는 여전히 잘 달렸고, 준영이는 그전에 하던 일이 마무리 지어지지 않아 밤늦게까지 무언가를 하는 통에 엄청 피곤한 몸으로 달렸고, 현세는 체력적인 부분의 한계를 여전히 드러냈다. 

그래도 괜찮다. 독수리 오형제도 모두 체력은 각각이었고, 어벤져스에도 헐크 같은 우악스런 녹색 사내가 있는 반면 캡틴아메리카 같은 아주 인간적인 허약체(물론 보통 인간보단 세다)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독수리 오형제’나 ‘어벤져스’는 아니지만, 우리가 내딛는 이와 같은 한 걸음이 ‘지구 평화’에 어떤 식으로든 이바지 할지도 모르니, 우린 ‘라이딩 오총사’라고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아니면 말고^^;;



▲ 라이딩 오총사의 자태. 끝내줘요~ 이게 바로 ㅅ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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