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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디기 검색 Jun 09. 2017

밤새워 13시간 조립한 대륙발 배트맨카 텀블러 짭레고

건딕스토리 웹툰작가

이 자리를 빌어 먼저 알아둘것이 있다.

먼저 이 레고는 아내의 허락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나의 지름이였고
그렇기에 조립과정은 굉장히 긴박하게 돌아갔다.

주문은 했지만 앞서 회사에서 받은 택배사진은 마져 찍지 못하고 엄청난 크기의 박스를 제거하고 결국 지퍼백신공으로 집으로 가져오는 데는 성공

더군다나 아내가 딸아이와 함께 하루 집을 비우는 하늘이 내린 완벽한 그날에 난 조립을 완성해야했으니

1860자 테이블 사이즈를 가득 채운 이 레고 부품들을 보며 벼락치기 방학숙제의 기분이 들곤했었다.

먼저 이 제품은 중국에서 레고를 베낀 짝퉁이다. 데쿨7111로 더욱 잘 알려진 모델이며

가격은 정품의 1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이라 더더욱 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딸아이를 낳고 나름대로는 육아에 협조하며 지내온 나날을 보상코자 그나마 마지막 양심의 털한자락이라도 붙잡듯이 결국 가격이라도 양심적인 이걸 구매하고 말았으니 더이상의 오해는 말자

그렇게 나의 조립은 아내를 보낸 마지막 인사와 함께.. 마치 장롱속 깊이 고이 숨겨둔 빨간비디오처럼
신나는 발걸음과 함께 시작했다.

우선 설명책자가 3권이다. 조립만 알려주는 책자인데 3권시리즈라니.. 정독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조금씩 조립을 시작하면서 가장 우려가 되었던 것은 이거 손에 색 묻어나는 거 아닌가? 물에 닿으면 지워지지 않는가 하는 걱정이였는데

재질이나 품질, 심지어 경화까지.. 이건 신이 실수한 짭이다라고 느껴지는 순간이다.

더욱이 이 배트맨이 앉는 자리표현마져 디테일이 그대로여서 솔까 누가 짭이고 누가 오리지널인거냐

하지만 조립시 문제도 많았다. 우선 해당 부품들 분리가 되어있지 않아 찾는데 시간이 배로 걸려서 처음부터 부품을 모두 같은 종류로 분리를 먼저 해야했고

부품 조립설명서가 마치 숨은 그림 찾듯이 종류는 쉽게 알려줘도 어디에 꽂아야 하는 건지는 찾기가 쉽지 않도록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립을 마쳐야 한다. 이건 꼭 오늘 끝장을 내야한다는 일념하나로..

배트맨 텀블러의 뒷바퀴가 안착되었을땐 그 풍만한 엉덩이에 감동을 먹었고

내 손만한 앞바퀴를 만지면서 내가 대체 이걸 어떻게 숨길려고 말을 안한건지 생각나지 않았으나

저녁 11시부터 시작된 조립은 다음날 아침 9시가 되어서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다..

점심먹기 한시간전에서야 드디어 종료가 되었다.

아내 도착 1시간전에서야 만들어진 데쿨 7111

텀블러의 와이퍼부터 각 세부 라이트들과 휠축연결베이스까지..

더군다나 우람한 뒷태는 가히 크리스찬베일의 엉덩이만큼 빠방하다.

더욱이 텀블러만의 겹할된 방어판(?)들의 묘사가 제일 압권인데 뒷바퀴까지 이어지는 겹겹의 갑옷같은 모습은 마치 푸마의 단화 사토리와 닮았다.

더군다나 이런 무기체계의 기체들은 레고의 저 볼록한 모습마져 마치 철판의 나사처럼 느껴지기도 하니 내가 만들고 내가 칭하는 걸작이라 한다.

흠 멋있져

하지만 대륙의 짭제품아니랄까봐.. 복불복으로 누락 부품이 단점인데.. 나같은 경우에도 누락 블럭이 발생해.. 데코로 붙여진 속안쪽에서 떼다가 보강해주는 작업도 1시간이나 소요되었다.

장장 13시간동안 화장실 한번 갈 시간을 제외하고 오로지 끝장낸다는 일념하나로 생애 첫 빛을 받으며 빛나는 것도 잠시..

안타깝게도 지못미 크기때문에 결국 숨길수 없다는 판단하에 아내에게 이실직고하고 석고대죄를 통해 한달간 설거지 당번과 동시에 이같은 사실이 또 발각될 경우.. 블라블라..

내돈은 내돈이 아니지.. 암...

겨우 살려냈다. 그래서 이렇게 신명나게 블로그 리뷰를 할 수 있었다는 아주 슬픈이야기

대한민국 유부 레고인 홧팅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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