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7일
손을 얹으면
온순한 짐승처럼
서 있는 나무
아마도 오늘처럼 비가 내린 다음 날, 또는 그 다음 날이었을 겁니다. 비로 인해 이끼는 생기를 되찾았고, 하루 이틀의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물기를 머금은 상태였지요.
오름을 걷다 나무를 뒤덮은 이끼 위에 손을 얹었던 순간, 보드랍고 폭신한 그 느낌이, 어쩌면 한낮의 태양이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은 듯, 손으로 쓰담아도 가만히 눈을 깜박이는 한 마리의 온순한 동물이 되어 제 앞에 그저 서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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