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하이쿠 <59>

2019년 9월30일

by 허건수










천둥번개도
여긴 지나치는가
희고 흰 병실



이번 주에는 병실에서 하루를 묵었습니다. 제가 아팠던 건 아니고, 갑작스레 보호자 역할을 해야할 상황이 생겼었거든요. 어찌저찌 입원 수속을 마치고 집에도 한 번 다녀오고나니 병실 안은 저녁 식사 시간이었습니다.
예전에 병원에 있던 기억 때문인지 습관적으로 몸이 움직여지대요. 일단 손잡이를 돌려 침대를 일으키고, 환자 발 밑에 있는 테이블을 세우고, 식판을 날라 그 위에 올리고.. 식사를 할 동안 곁에 앉아 있는데, 창 밖을 보니 번개가 치고 있었습니다. 비도 엄청 내리구요. 그런데 다시 병실 안을 보니 밥을 먹는 사람, TV를 보는 사람, 핸드폰을 보는 사람.. 뭐랄까.. 이곳은 비바람도 천둥번개도 그저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바깥과는 다른 시간이 흐르는 듯 했습니다.
간이침대에 누우니, 그저 병실 천장이 희고 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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