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적기. 초고 2014년 11월7일
줄 하나 긋고
어디로 갔나 거미
바람은 찬데
5년 전 이맘때쯤 전 서울에 있는 물품창고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창고 출입구 주변으론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있었는데, 거미줄을 쳐놓고 기다리는 거미도 종종 볼 수 있었지요. 근데 참 사람 마음이란 게 오며 가며 볼 때는 무심하게 보고 지나쳤는데, 어느 날부터 거미는 안 보이고 거미줄만 남아있으니 그제서야 신경이 쓰이대요.
'11월이 되어 날은 쌀쌀해졌는데, 바람도 차가워졌는데, 이 친구는 거미줄 하나 그어놓고서 어디로 갔나..'
어제 오늘 제주 또한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집앞을 나서다 저도 모르게 이 때가 떠올라 일기를 뒤적이듯 글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 써본 하이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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