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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건수 Jan 19. 2020

때때로 하이쿠 <73>

2020년 1월 19일








 하늘에 구름

 만났다 떨어져도

 그저 한 구름




 요즘 출퇴근길에 종종 듣는 노래 하나가 있습니다.


 "손을 뻗으니 두꺼운 책 한 권이 잡혀 / 함부로 펼치니 눈에 바로 보이는 것은 업보 / 라는 다소 센 낱말과 인연이라는 쉽지 않은 단어" <반 줄>, 백현진


 쉬는 시간에 회사 옥상에 올라 잠시 하늘을 보고 있었습니다. 두 구름이 서로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았습니다. '떨어져 있는 두 구름이 만나면 구름은 기쁠까? 한 구름이 갈라지면 구름은 슬플까?'

 그런데 구름들이 서로 모이다가 떨어지기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 여기에 기쁨이나 슬픔 같은 감정은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그렇다면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 만일 구름처럼 사람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 그리고 그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그때마다 기쁘고 슬프게 만든다면, 그런 것이 업보이려나...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열일곱자시 #하이쿠 #시 #정형시 #계절시 #구름 #인연 #업보 #일상 #순간 #찰나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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