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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건수 Feb 24. 2020

때때로 하이쿠 <78>

2020년 2월 24일







 방 안에 앉아

 화면만 바라보네

 꽃은 필텐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회사는 다시 2주간 임시휴업에 들어갔습니다. 지난주 딱 하루를 출근했습니다. 제주집은 이사를 결정했습니다. 아무래도 돈을 절약하기 위해선 방세가 저렴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요즘 일과는 오후 1시부터 8시까지는 새로 옮길 방을 단장하기입니다. 오늘까지 총 3번 페인트칠을 했고, 내일부턴 바닥에 장판을 깔아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노트북을 통해 기사를 보고 있습니다. 아니 사실은, 보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밤새 또 얼마나 확진자가 나왔나... 제주도에는, 아버지가 있는 서울에는, 친구가 있는 부산에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창밖을 내다보니 햇볕도 좋고 바람도 선선하고 어디 나들이라도 나가 새로 피어나는 꽃이라도 보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페인트와 먼지로 뒤덮인 몸을 씻어내고 다시 책상에 앉아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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