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건수 Jun 18. 2020

때때로 하이쿠 <91>

2020년 6월 18일







 실로폰 치듯

 떨어지는 빗소리

 잠든 귓가에




 어제도 오늘도 제주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창문 바깥 난간에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철제를 울리는 소리가 납니다. 아마도 '솔'(계이름. 도레미파)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댕~ 댕~" '솔~ 솔~' 

 제주에 오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인지 오늘 하루 정신없이 회사에서 손님맞이를 했습니다. 퇴근 후 슬슬 졸음에 눈꺼풀이 무거워지려는 때에 굵어진 빗방울이 난간을 때리고 있습니다. 마치 바깥에 놔둔 실로폰 위에 빗방울이 떨어지듯, 어쩌면 어렸을 적 손에 채를 들고 처음으로 두들겼던 그 실로폰 소리처럼 그리고 곧 잠든 후에도 귓가에 울릴 것처럼 이 밤, 빗소리가 울리고 있습니다.






#열일곱자시 #시 #하이쿠 #정형시 #계절시 #비 #빗소리 #실로폰 #제주 #일상 #순간 #찰나


작가의 이전글 때때로 하이쿠 <9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