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하이쿠 <91>

2020년 6월 18일

by 허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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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폰 치듯

떨어지는 빗소리

잠든 귓가에




어제도 오늘도 제주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창문 바깥 난간에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철제를 울리는 소리가 납니다. 아마도 '솔'(계이름. 도레미파)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댕~ 댕~" '솔~ 솔~'

제주에 오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인지 오늘 하루 정신없이 회사에서 손님맞이를 했습니다. 퇴근 후 슬슬 졸음에 눈꺼풀이 무거워지려는 때에 굵어진 빗방울이 난간을 때리고 있습니다. 마치 바깥에 놔둔 실로폰 위에 빗방울이 떨어지듯, 어쩌면 어렸을 적 손에 채를 들고 처음으로 두들겼던 그 실로폰 소리처럼 그리고 곧 잠든 후에도 귓가에 울릴 것처럼 이 밤, 빗소리가 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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