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난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어

2026년 3월 21일

by 하화건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땐 왜 그랬나 싶어

바람이 꽉 찬 풍선처럼 팽팽한 긴장 속에 살았었거든

조그만 자극에도 폭발적으로 반응을 하면서 말이야

물론 지금이야 김 빠진 풍선이 됐지만

그래서인가 웬만한 자극에는 눈도 꿈쩍하지 않게 됐어


누구나 거쳐가는 질풍노도의 시기엔

나 역시 혈기가 넘쳐나서 통제가 쉽지 않았어

물론 그러다 후회하는 경우도 많았었지

수시로 평지풍파를 일으켰지만

서서히 모난 돌이 몽돌로 다듬어지며 지금의 내가 된 거야


이제는 과격함 대신 차분함을 택했어

앞뒤 보지 않던 저돌적인 추진력은 신중함으로 바뀌었지

그래도 마음속 열정만큼은 여전히 살아있어


지금은 수명이 늘어 나이의 의미가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남은 시간이 많다는 착각은 하지 않으려고 해

오늘을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으니까


좋은 날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거잖아

오늘 봄햇살 속에서 하루를 잘 살아냈어

그리고 내일도 가벼운 봄바람처럼 살아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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