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30일
요즘은 거의 없지만 예전엔 종종 정전이 되곤 했어
정전이 시작되면 세상이 순식간에 암흑천지가 됐지
촛불이나 손전등이 없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었어
그런데 희한하게도 시간이 좀 지나면 눈이 어둠에 적응하더라고
희미하게 윤곽부터 보이다가 좀 더 지나면 다시 움직일 수 있었지
삶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면 눈앞이 깜깜해져서
당황하게 되고 마음이 급해져 결국 실수를 하곤 했어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황을 차분하게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길이 서서히 드러나 목적지를 제대로 찾아갈 수 있었어
어둠이 사라져야 볼 수 있는 건 아니더라
눈이 어둠에 익숙해져서 볼 수 있기도 하니까
완전한 형태가 보이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어
희미하게라도 보이기 시작하면 길을 찾아갈 수 있으니까
불을 끄고 방 안을 둘러보는데
시간이 지나니 사물의 윤곽이 하나둘 드러났어
피식 웃음이 나오데
오늘 하루가 기분 좋게 저물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