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전철 노선표를 훑다,
피식 웃었다.
매끈하게 맞닿아야 할 귀퉁이에
못생긴 홈이 자리하고 있어서.
틀림없이 배려일 거다.
스티커를 떼느라 애를 먹을
손끝을 위한.
어쩌면 작품일 거다.
시작도 전에 끝이 준비됐음을
은유하기 위한.
아니면 연민일 거다.
나만큼 괴로울
중생을 향한.
뭐가 됐든 상관없다.
당신의 근심은
충분히
아름다우니까.
못으로 쓰기엔 무디고 망치로 쓰기엔 뾰족한 글을 가졌습니다. 글이 느는 속도보다 나이가 불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