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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정리한 <킹덤 시즌2>
:⑤왕이 입는 옷

by 궁궐을 걷는 시간




― <킹덤 시즌2>에 대한 리뷰입니다. ⑤편은 왕의 복장인 '구장복'과 ‘면류관’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 스포일러가 넘칩니다.

― 정확하지 않은 내용은 계속 수정, 보완하겠습니다.




왕의 복장인 ‘구장복’과 ‘면류관’에 대해


<킹덤 시즌2>의 결론 부분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이창의 어린 이복동생은 우여곡절을 겪고 태어나자마자 그만 좀비에게 물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바로 좀비로 변하지 않고 어엿하게 성장해 7년 후에는 왕이 되지요. <킹덤 시즌3>에 중요한 인물로 나올 것 같습니다.


왕이 된 이창의 이복동생이 면류관을 쓰고, 구장복을 입은 채 종묘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면류관은 뒤는 높게, 앞은 낮게 쓴다.(<킹덤 시즌2> 스틸 이미지)



종묘


<킹덤 시즌2> 마지막 회에는 이 어린 왕이 ‘종묘(宗廟)’에 가 제사를 지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종묘란 세상을 뜬 왕과 왕비의 위패를 모셔놓은 사당입니다. 유교국가였던 조선에서 종묘는 매우 신성하고 중요한 국가시설이었습니다.



역대 왕들의 위패를 모신 종묘. 영녕전(왼쪽)과 정전(가운데).(<킹덤 시즌2> 스틸 이미지)


종묘 정전.(<킹덤 시즌2> 스틸 이미지)


종묘 정전.(사진 : 궁궐안내소 궁소장 촬영)



종묘 정전.(사진 : 궁궐안내소 궁소장 촬영)



종묘 영녕전.(사진 : 궁궐안내소 궁소장 촬영)



종묘 영녕전.(사진 : 궁궐안내소 궁소장 촬영)



구장복과 면류관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왕은 ‘구장복(九章服)’이라는 이름의 특별한 옷을 입습니다. 최대한 예를 갖춘 옷이죠. 사극을 즐겨 보는 분들은 낯설지 않을 겁니다. 즉위식이나 혼례 장면에서 왕 역할을 하는 배우가 입던 옷입니다.


구장복.(출처: <왕실문화도감_조선왕실복식>[국립고궁박물관, 2013])


1922년 구장복을 착용한 영친왕.(왼쪽) / 1918년 구장복을 착용한 영친왕.(오른쪽)(출처: 왕실문화도감_조선왕실복식[국립고궁박물관, 2013])



곤룡포를 착용한 태조 어진.(왼쪽) / 영조 어진.(가운데) / 고종.(출처: 왕실문화도감_조선왕실복식[국립고궁박물관, 2013])




왕은 때와 장소에 따라 입는 옷이 매우 다양했습니다. 사극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왕은 평소에는 주로 곤룡포를 입고 있죠. 이외에도 군사훈련에 참가할 때는 군복, 국장을 치를 때는 상복을 입습니다.



조선시대 왕이 입던 군복.(왼쪽) / 군복을 착용한 철종 어진.(오른쪽)(출처: 왕실문화도감_조선왕실복식[국립고궁박물관, 2013])



상복을 착용한 고종.(1896년경, 왼쪽) / 중앙에 선 이가 상복을 착용한 순종.(1919년경, 오른쪽)(출처: 왕실문화도감_조선왕실복식[국립고궁박물관, 2013])



지위에 따라 달라지는 ‘류’와 ‘장문’의 개수


왕뿐 아니라 세자와 세손 또한 구장복과 비슷한 옷을 입었습니다. 옷만 봐서는 누가 왕이고, 세자인지를 구분하기 쉽지가 않습니다. 이때 관모를 보면 그가 왕인지, 또는 세자나 세손인지를 금방 알 수 있죠. 관모는 쉽게 말하면 관료들이 쓰던 모자입니다.


구장복을 입을 때는 그에 어울리는 관모를 쓰는데 이를 ‘면류관(冕旒冠)’이라고 합니다. 얼굴 앞뒤로 구슬이 꿰인 줄이 여러 개 달린 모자입니다. 뒤를 높게, 앞을 낮게 씁니다. 면류관의 각 부분에는 이름이 있는데요. 얼굴 앞뒤로 길게 늘어뜨려진 구슬을 ‘류(旒)’라고 합니다. 왕이나 황태자는 류가 아홉 줄 달린 면류관을 씁니다.



구슬이 아홉 줄 달린 면류관을 쓰고 있다.(<킹덤 시즌2> 스틸 이미지)



다시 <킹덤 시즌2>로 돌아가면…. 마지막 회에 나오는 세자의 이복동생이 쓴 면류관에 달린 구슬이 아홉 줄이라는 것만으로도 이제 우리는 그가 왕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모자뿐 아니라 구장복 또한 신분을 나타냅니다. 구장복은 아홉 가지 문양인 ‘구장문(九章文)’을 새긴 옷입니다. 오직 왕만 입는 옷이죠.



면류관 부분 이름(왼쪽)과 앞, 옆면.(출처: 왕실문화도감_조선왕실복식[국립고궁박물관, 2013])



사극을 볼 때 옷에 새겨진 문양의 개수를 한눈에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면류관에 구슬이 몇 줄 달렸는지는 눈썰미 좋은 분들은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황제는 12류면(구슬이 12줄 달린 면류관)에 12장복(장문이 12종류 새겨진 옷), 세자는 8류면(구슬이 8줄 달린 면류관) 7장복(장문이 7종류 새겨진 옷), 세손은 7류면(구슬이 7줄 달린 면류관) 5장복(장문이 5종류 새겨진 옷)을 입습니다.



※ 덧붙입니다.


: 흥미로운 사실은 <킹덤>이 처음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을 때, 외국에서는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좀비들보다 주인공들이 쓰고 나오는 모자에 열광했다고 합니다. ‘킹덤 모자(Kingdom hat)’라고 일컬으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조선시대 전통 모자를 구입하기도 했다네요. 특히 양반들이 쓰던 ‘갓(gat)’과 신을 뜻하는 ‘갓(god)의 발음이 똑같아 더욱 인기가 많았답니다.


서양인들이 우리 전통 모자에 관심을 보인 건 오래 전부터입니다. 19세기말 이 땅을 방문한 서양인들은 조선에 대해 ‘모자의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들 눈에 조선인들은 집 안에 들어가서도 신발과 겉옷은 벗어도 모자는 쓰고 있는 사람들로 보였다고 합니다. 잠을 자기 전까지는 밥을 먹을 때도 모자를 절대 벗지 않았다고 하죠. 그들 시각에서는 신기했을 법도 합니다.



<사극을 보니×역사가 보이네>는 역사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 등을 얘기하는 매거진입니다. 사극에 나오는 장소와 인물, 사건 등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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