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답이 있는 것처럼

나는 나처럼 살고 싶은데

by 황건하

마치 하늘이 내려준 것처럼 사람들은, 아니 적어도 내 또래들은 같은 길을 가려고 한다. 또 그게 ‘잘’ 사는 것처럼 여긴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갈 것, 혹은 실업계를 갈 것. 4년제 대학에 진학 할 것, 일찍이 취업할 것. 대기업을 목표로 할 것. 이십대 중후반에서 서른 초중반에 결혼을 할 것. 아, 그 결혼 전에 최소 얼마 정도는 모아 둘 것.


도대체 누가 이런 인생의 커리큘럼을 기획했을까. 그리고 왜 우리는 누가 정해줬는지도 모를 이 길을 옳은 길이라며 따르는가. 과연 이 길이 우릴 진정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가. ‘나’ 는 나로써 존재하고 있는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렇게 열망하면서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은 그렇게 원하지 않는가. 그들처럼 살지 않는게, 왜 틀린 삶인 것 처럼 여겨지는가. 또 왜 그렇게 당연한가.

...


나는 내가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지도 몰랐고, 어느 정도로 소질이 있는지도 몰랐다.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영원히 모르고 살았을거다. 지금처럼 내 생각을 흘려보낼 조그마한 구멍조차 없었겠다. 그래서 난 글을 쓰고 싶었다. 아니, 남들보다 잘 쓰고 싶었고, 그래서 문예창작과로 진학하고 싶었다. 근데 빌어먹을 그 커리큘럼 때문에 체육학과로 진학했다가 자퇴했다. 혼자서 무언가를 해낼 사회적 힘이 전혀 없는 학생 시절에, 그 인생의 통과의례 같은 과정들이 날 가로막았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 땐 그냥저냥 넘어갔었지만 지금은 너무 분하다. 왜 어른들은 내 뜻대로 살도록 도와주지 않았을까. 뭐가 그렇게 위험해보였을까. 내가 그 어른의 나이에 다다르고 있는데도, 그들을, 그 커리큘럼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시대가 많이 변해 이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젊은 이들이 거쳐가야만 하는 과정들이 숙제처럼 남아있다. 그 숙제, 꼭 안해도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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