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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희 Mar 23. 2019

서울로 간 지역민

보편성으로 다룬 지역성


<경성 판타지>는 유명인을 새로운 장소로 보내는 리얼리티의 공식을 비틀었다. 지역민의 눈은 흔한 서울을 특별한 곳으로 바꿨다. 분명한 환경엔 자연스러운 자극이 담겼다. 형식은 관찰 예능. 신선하면서 친숙하다. 

 


방송은 ‘사람’에 집중한다. 인물은 서울 여행을 통해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선다. 유명 작가를 만난다든지, 서울에만 있는 기관을 찾아가는 식이다. 인물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방에서 올라온 연예인 친구가 서울을 보며 놀라는 타 예능 속 장면과 다른 점이다.

 


지역 특색을 포기한 채 서울을 찬양한다는 비판에도 당당하다. 지역성은 장소의 고유한 성질뿐 아니라 사람의 자립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서울이란 장소는 중요치 않다. 여행은 지역민의 방식으로 짜이고 경험되며 그들의 홀로서기로 끝난다. 여행의 즐거움과 꿈을 찾으러 상경해야만 하는 지역 불균형의 안타까움이 이질적으로 공존한다. 그래서 그들의 자립엔 지역만의 독특한 정체성이 있다. 

 


방송은 인물의 체험을 통해 서울의 혜택과 기회를 그린다. 방송이 끝나면 왜 지방에선 할 수 없지? 란 질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성 판타지>는 서울과 지역의 표면적 거리는 좁혔지만, 여전히 남은 본질적 거리를 꼬집는다. 말 그대로 경성에서만 가능한 판타지. 단순한 예능처럼 보이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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