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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May 14. 2024

'주꾸미봄나물초무침'으로 즐거운 한 끼 식사

 냉동실에서 얼마 전 시어머니가 주신 주꾸미를 발견했다. 비닐봉지에 들어있는 채로 냉동실에서 땡땡하게 얼어 있는 주꾸미.

'빨리 먹어야 되는데......'

생각만 하고 있다가 우연히 인산가 잡지에서 '주꾸미 봄나물 초무침' 레시피를 보게 됐다.

<인산가 잡지는 죽염 및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인산가에서 매달 발행하는 잡지다.>

사진과 함께 소개된 내용을 보자 해 먹어보고 싶었다.


재료: 주꾸미 500g, 미나리. 세발나물 1줌씩, 달래 10 뿌리, 딸기 5개, 레디시 1개, 밀가루(세척용) 1컵, 레몬 장식용 1쪽

(소스) 올리브오일 3큰술, 레몬즙 2큰술, 설탕 1큰술, 죽염 1/2작은술,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주꾸미는 밀가루를 뿌려 잘 주물러 흐르는 물에 씻고 내장과 입을 제거한 후 끓는 물에 데친다.

2. 미나리, 세발나물, 달래를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3~4cm 길이로 자른다.

3. 딸기는 4 등분하고 래디시는 슬라이스 한다.

4. 그릇에 모든 재료를 담고 분량의 재료로 만든 소스를 곁들인다.



마트에 가서 미나리를 샀다. 달래와 세발나물은 없어서 사지 못했다. 래디시는 모르는 재료라 패스, 레몬즙과 딸기는 오렌지로 퉁치기로 했다. 냉동실에서 꽁꽁 얼어있는 주꾸미덩이를 꺼내 실온에 두었다. 남편에게 주꾸미봄나물초무침을 만들어 준다고 어제부터 큰소리쳐놨는데 계속 안 만들고 있으니 언제 하냐고 성화다.

저녁이 다가오니 하루종일 실온에 둔 주꾸미가 녹아 있었다. 물을 끓이고 주꾸미를 데쳤다. 밀가루에 주무르는 건 생략. 데친 주꾸미를 찬물에 여러 번 씻은 후 가위로 먹기 좋게 조각조각 잘랐다.

 미나리는 이파리 연한 부분만 가위로 잘라서 모았다. 굵고 거친 대 부분은 미나리부침개를 하리라. 오렌지는 껍질을 까고 둥근 중간 부분을 가로로 자른 후 하나하나 떼어냈다. 양파도 넣으면 맛있을 것 같아 작은 양파 하나를 얇게 잘랐다.

 이제 재료가 준비됐다. 밑이 둥근 커다란 솥에 미나리와 양파를 넣었다. 그 위에 주꾸미와 오렌지를 올렸다. 이후 올리브오일 3숟가락, 죽염 살짝, 꿀 한 숟가락을 넣었다. 후추는 생략. 젓가락과 숟가락을 이용해 버무렸다.


드디어 나만의 주꾸미 봄나물 초무침 완성!!


파란색 스파게티 접시에 무침을 올렸다. 스파게티 소스 사면서 사은품으로 받은 건데 가끔 요리할 때 음식을 담으면 더 맛있게 느껴져 자주 사용하는 접시다.

이제 먹을 차례.

남편과 4살 아이를 불렀다.

"주꾸미 초무침 만들었어. 먹어봐."

남편과 아이는 신이 나서 식탁으로 달려왔다. 남편은 미나리, 양파, 오렌지 등을 골고루 집어 먹으며 말했다.

"정말 맛있다." 남편은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아빠. 난 오렌지 오렌지"

아이는 미나리가 낯선지 오렌지만 달라고 했다. 오렌지를 열심히 먹는 아이에게 남편은 주꾸미 한 조각을 주었다. 주꾸미를 먹은 아이는

"맛있다. 쭐쭈미 또 주세요"

쭐쭈미라니. 아직 31개월이라 그런지 주꾸미 발음이 어려운가 보다.

"엄마. 나 쭐쭈미 쭐쭈미"

했던 말을 반복하며 계속 달라고 조른다. 그 정도로 입맛에 맞나 보다.

오렌지를 넣었는데 먹어보니 참외나 키위를 넣어도 맛날 듯하다.

아이가 또 해달라고 성화를 부려 조만간 또 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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