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햄버거에 커피를 곁들여 먹는 걸 좋아한다. 오랜만에 그 맛을 느끼고 싶어 햄버거가게에 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패스트푸드점은 M나르도이고 다음이 B킹이다. 가끔 SS버거에 가고 정말 드물게 L리아에 간다. 이번 선택은 B킹.
정말 오랜만에 간 것을 온몸으로 느낄 정도로 매장이 확 바뀌어 있었다. 자리를 살펴보니 거의 80%가 2인 테이블이었다. (한국 대부분 식당이 4인 테이블을 갖추고 있는데 갈수록 2인 테이블이 눈에 많이 띈다.)
심지어 의자가 하나뿐인 테이블도 있었다. 그 자리를 보자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나는 혼자 밥 먹는 걸 좋아한다. 물론 같이 먹는 것도 즐겁지만 혼자 먹으면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이 너무 좋다. 오롯이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선택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온전히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나인데도 의자가 하나뿐인 1인석은 조금 슬프게 느껴졌다.
아무도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 앞에 있는 듯한 기분을 아직은 느끼고 싶은 걸까?
그래서 밖이 환하게 보이는 2인 창가 테이블에 앉았다.
자리를 잡고 햄버거와 커피를 먹기 좋게 비치했다. 햄버거를 먹으며 핸드폰을 켜고 보고 싶은 콘텐츠를 찾았다. 드디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사람 마음 다 같다고 해야 하나? 갈수록 나처럼 이런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듯하다. 요즘은 어느 매장을 가든 혼자 밥 먹을 수 있는 자리가 눈에 띈다. 창가를 보고 앉는 자리라던가 2인 테이블이 갈수록 많아진다. 패스트푸드점은 이런 변화를 자리배치를 통해 적극적으로 반영한 듯하다.
생각해 보니 사람들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게 된 것은 1인 1 휴대폰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 같다. 휴대폰이 있으면 혼자 있는 시간이 지루하지도 않고 대화상대도 필요 없다. 보고 싶은 콘텐츠가 넘쳐나니 오히려 누군가 옆에 있는 게 귀찮기까지 하다.
물론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도 떨고 운동도 하고 소풍도 가는 게 필요하고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은 갈수록 늘어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