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정 Jul 22. 2023

모기장과 벨크로 테이프

'하, 이걸 어떻게 떼지?'


청소를 하던 중 모기장 천과 벨크로 테이프가 뒤엉켜 있는 것을 발견했다.(벨크로 테이프는 한 면은 양면테이프 다른 면은 벨크로(찍찍이)다.  모기장 천에는 벨크로를, 위쪽에테이프를 붙여 설치한다.)


몇 년 전 사용했는데 사하면서 떼놓은 것이었다.


무작정 테이프를 붙잡고 천과 분리를 시도했다. 그런데 한쪽을 뗐다 싶으면 다른 부분이 달라붙었다.


테이 길이는 족히 1m는 되는 듯했다.


억지로 떼기를 여러 차례 하자 이대로는 제거가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고심 끝에 테이프 끝을 찾아 거기서부터 천천히 떼어냈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찍찍이가 천에 달라붙으니 돌돌 말았다.


그렇게 한참을 잡아당기니 80% 이상 분리 됐다.


문제는 남은 20cm가량이었다.


모기장과 뒤엉켜 묶여있고 꼬여있고 말도 아니었다.


'휴'

한숨이 나왔다.


'그냥 분리하지 말고 버릴까?'

'가위로 잘라버릴까?'


무슨 오기인지 끝까지 완벽하게 고 싶었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분리를 시작했다.


묶이고 꼬인 곳은 하나씩 풀어 나갔다.

딱 달라붙은 곳은 어쩔 수 없이 강제적으로 천을 잡아떼었다.


그 와중에도 찍찍이는 조금의 틈만 있으면 천에 달라붙었다.


테이프의 찍찍이 부분을 최대한 차단하여 천에 붙지 못하게 막으면서 결국엔 전부 떼는 데 성공했다.


모기장은 여기저기 늘어나고 흉이 지고 구멍이 나 있었다.


테이프를 돌돌 말아놨지만 벨크로 부분은 여전히 손을 따갑게 누르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밥풀이 마를 때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