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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Sep 11. 2023

생각이 모두 같으면 좋은 걸까?

사람들은 누구나 생각을 갖고 있다. 생각은 자라온 환경, 다양한 경험 등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전 세계에 생김새가 같은 사람이 한 명도 없듯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누구나 생김새도 지문도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다름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생각이 다른 것은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하다.


특히 정치와 종교 분야가 그렇다. 오죽하면 '정치랑 종교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 말이다.


며칠 전 광화문에 놀러 갔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옆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테이블에 앉아있던 4명의 사람들이 하는 정치 이야기를 듣고 옆 테이블 사람이 나가면서 한마디 했던 것 같다. 그러자 한쪽 팀에서 "뭐라고?" 하면서 "밥 맛 떨어진다."며 소리를 질렀다. 옆에서 보고 있는데 그 상황이 무섭기까지 했다.


갑자기 발생한 사건에 '무슨 일이지?' 했다가 '아. 여기 광화문이지.' 하고 다시 밥을 먹었다.


난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생각이 다르면 서로 존중하면 되는데 왜 싸우는 걸까?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면 좋은 걸까? 행복할까?


옛날에 이런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기억에 남아 잊히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만큼 무서운 게 없다."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사람들 생각이 달라서 균형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 착각일 수도 있고 틀렸을 수도 있다. 또한 이 세상에 맞는 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답은? 이런 말도 있지만 사는 데 있어 정답이라는 게 존재할까?


도시에서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시골에서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도시에서 사는 장점을 말하면 "정말 그러네요." 하면 되는데 "난 그런 점이 싫더라. 시골이 이래서 좋아요. 그러니깐 시골에서 사세요" 이렇게 말하는 식이다. 이런 대화법은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기 힘들게 한다.


지인 중에 무슨 말을 해도 무조건 반대 의견을 펼치는 분이 있다.

"오늘 미세먼지 지수가 좋아요."

"아닌데. 좋음 아니고 보통이던데."


"여기 고깃집 맛있어요."

"난 거기 고기 질기고 너무 맛없더라."


모든 대화가 이런 식이다. 그래서 난 이분을 만나면 스트레스를 받아 가급적 만나지 않는다.


우리 가족 중에도 이런 분이 있다. 뉴스를 보면서 정치적 입장이 다른 상대방을 욕한다. 듣고 있으면 스트레스받지만 뭐라고 하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한들 생각이 달라지지 않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느 날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정치적 성향은 타고나는 거래. 도파민 정도에 따라 결정된대"


내용이 궁금해서 도파민 관련 책을 읽어봤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이렇다.


도파민은 다양한 동물들의 중추 신경계에서 발견되는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이다. 뇌신경 세포들 간에 어떠한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다. 도파민은 여행을 가거나 새로운 것을 보거나 처음 무언가를 접할 때 발생한다. 도파민이 발생하면 기분이 좋아지므로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특히 술이나 마약 등의 경우 도파민이 폭발적으로 발생해 기분이 극적으로 좋아지는데 그래서 중독을 일으키기도 한다.


도파민이 다량으로 발생하는 사람은 진보 성향이 될 확률이 높고 낮게 발생하는 사람은 보수 성향이 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도파민이 많이 발생하면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더 나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도파민이 적게 발생하면 안정적인 것을 추구한다.


학계나 연예계는 도파민 발생량이 많은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진보성향이 많고 이혼율이나 성 관련 이슈가 많다고 한다. 반대로 도파민이 적게 발생하는 사람은 안정적인 것을 추구해서 보수 성향이 많고 이혼율이 낮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도파민이 적정량 생성되므로 중도성향이라고 한다. 그래서 선거 때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면 진보성향 후보자가 당선될 확률이 높고 전쟁이나 전염병 등으로 불안을 조성하면 보수 성향 후보자가 당선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선거전은 어떻게 보면 아이디어 싸움이라고 한다.(책에 있는 내용으로 개인적 의견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도파민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은 호르몬의 작용으로 싸우고 있는지도.


모든 사람은 생각이 다르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존중받고 싶어 한다. 내가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으면 반대로 내 의견도 존중받기 힘들다.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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