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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Sep 07. 2023

당신을 대표하는 동물은 무엇입니까?

늑대와 판다

요즘 열심히 나가는 글쓰기 모임이 있다.

나까지 포함해서 4명인데 출간을 목표로 글쓰기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10:00 ~12:00 2시간 만나는데 글쓰기보다는 수다를 많이 떤다.

그런데 그게 참 재밌다.


수다를 떨다 보면 온갖 말을 다 하게 되는데 최근 나에게 있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멤버 중에 심리상담사분이 계셔서 내 변화에 대해 어떻게 말씀해 주실지 궁금하기도 해서다.


그 변화는 핸드폰 바탕화면 교체다.

내 핸드폰 바탕화면은 늑대였다.


난 늑대가 너무 좋다. 늑대의 야성과 카리스마, 강함, 야생성 등 이런 게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바탕화면에 설정해 놓고 보았는데 그게 참 좋았다.


영어학원을 다니면 영어이름을 지으라고 하는데 내가 지었던 이름은 '이에나'였다. 참고로 난 하 씨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늑대가 지겨워졌다. 이젠 재미가 없다고 해야 하나?

바탕화면을 바꾸고 싶어졌다.


뭘로 바꿀까 찾다 보니 하트가 있는 컵케이크가 눈에 띄었다.

분홍색, 하트, 사랑스러운 컵케이크들.

이 이야기를 들려드리며

"전 이제 늑대를 떠나보냈어요."라고 말했다.

"그럼 뭘로 바꿨어요?"

"컵케이크요"라고 말하며 바탕화면을 보여줬다.

"왜 그런 거 같아요?"

역시나 심리상담사분은 질문이 다르다.

"남편이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참 편하고 안정적이 돼요. 결혼하면서 많이 유해진 거 같아요."

내 마음 정확하게 나도 모르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남편인 것 같다.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동물 이야기가 시작됐다.

멤버 중 영어강사분이 계신데 그분은 수강생들에게 자기를 나타내는 동물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대략 그분 모습이 그려진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우리는 서로

"당신을 대표하는 동물은 무엇입니까?"


심리상담사님은 얼룩말,

영어강사님은 독수리

사회복지상담사님은 진돗개라고 하셨다.

다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하정님은요? 늑대를 떠나보냈으면 지금은 뭐예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질문을 받고 곰곰이 생각해 봤다.

'뭘까?'

생각하다 보니 작고 귀여운 아기판다가 생각났다.


요즘 아기도 키워서 그런가 그림책에서 동물들을 많이 접하는데 유독 아기판다가 생각났다.


"판다요."


저녁에 남편이 퇴근 후 집에 왔다.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며 남편은 어떤 동물이냐고 물었다.

"나? 난 닭"

"닭? 왜?"

"자유로워 보여서. 갇혀있는 닭 말고 들판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닭"


남편은 왜 닭이라고 했을까? 궁금하다.

그러면서 난 뭐냐고 묻는다.

"난 판다"


머릿속으로 아기판다를 생각하며 판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남편이 한마디 한다.


"아. 쿵푸판다!!!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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