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거북이처럼 등껍질을 메고 있다.
난 매일 백팩을 등껍질처럼 메고 다닌다.
백팩엔 여러 가지 물건이 들어있다.
아기 기저귀, 물티슈, 여벌옷 등.
대부분은 아기용품이지만
가장 큰 무게를 차지하는 건 노트북이다.
누가 말했던가.
현대사회에서 핸드폰은 인간에게 인공 장기라고.
브런치작가가 된 후 노트북은 나에게 두 번째 인공 장기가 되었다.
마치 집에 두고 오면 큰일 날 것처럼 매일 노트북을 메고 다닌다.
커피숍이라도 가서 글이라도 하나 쓰면 그나마 낫다.
어떤 날은 꺼내지도 않은 채 무겁게 메고 다니는 날이 있다.
그럴 때마다 집에 두고 오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가 밀려온다.
거북이에게 등껍질은 숙명이고 뗄 수 없는 것이다.
나에게 백팩은 그럴까?
그렇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내려놓을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난 왜 오늘도 무겁게 백팩을 메고 집을 나서는 것일까?
거북이도 가끔 등껍질을 벗고 싶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도 가끔은 백팩을 내려놓고 싶다.